인두는 쇠 부분을 불에 달구어 천의 구김을 눌러서 펴거나 옷의 솔기를 꺾어 누르는 데 사용합니다. 다리미 랑 기능이 비슷하지요.
인두는 불에 달구어야 하기 때문에 보통 화로에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했습니다.
화로는 그릇 안에 숯을 넣어 방안을 따뜻하게 해 줄 때 주로 사용했습니다. 지금처럼 난방시설이 잘 갖추어지지 않은 과거에는 겨울철 필수 아이템이었던 것이죠.
인두는 어떤 천을 다리느냐에 따라 머리 모양이 다릅니다.
그림을 보시면 하나는 버선코처럼 코가 뾰족하게 솟았고, 다른 하나는 삼각형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버선코 모양 인두는 생긴대로 몸통이 비좁은 버선코를 치켜 올릴 때 주로 사용했습니다.
삼각형 모양 인두는 옷깃을 펼 때나 좀 더 넓은 면의 천을 다릴 때 사용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크기와 형태는 다양합니다.
여기서 질문!
인두를 바로 숯이 닿게 넣었을까요?
인두를 사용하는 걸 보신 선생님께 여쭤보니 당연히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왜 당연하냐면, 달궈진 인두를 꺼내 천을 다려야 하는데, 인두 머리에 검은 숯이 묻어 있으면 옷이 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숯 위에 삼발이(위가 숯불구이용 불판처럼 구멍송송나있는) 하나 올려 두고 그 위에 인두를 놓았다고 합니다.
뭐 여의치 않으면 인두에 숯이 바로 닿게 넣었을 수도 있었겠죠.
그래도 인두에 숯 그으름이 묻을 수 있으니, 인두에 묻은 숯을 닦을 수 있는 천이 늘 같이 있었다고 합니다.
귀한 천을 다림질 하기 전 인두 머리도 깨끗하게 정비하고, 또 온도도 확인할 겸 말이죠.
선생님 기억으로는 천 가운데 부분은 인두로 하도 문질러서 반들반들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림질을 마치면 저 천에 인두를 둘둘 말아 보관 했다고 합니다.
글을 적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뜨겁게 달군 인두로 바로 옷을 다리는 것이 아닌 것 처럼, 우리도 어떤 사안에 대해 순간의 뜨거운 마음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누그러 뜨리고 행하는 건 어떨까 하고요.
물론 뜨거운 마음도 좋지만, 때로는 한 번 누그러진 따뜻한 마음이 사안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고, 오랫동안 지켜 볼 수 있는 애정을 주지 않을까...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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