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부와 반막부 정부군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니 이것이 보신전쟁戊辰戦争[무진전쟁]이다.
이 전쟁은 막부가 압도적인 물자와 병력을 가지고 전쟁을 시작했지만
정작 쇼군을 비롯한 막부의 최고집정자들이 하나같이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도망가는 통에 막부는 연전연패.
막부 지지자들은 쿄토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 이후, 에도, 동북지역을 거쳐 북해도까지 밀리며 항전했지만 결국 완전히 항복으로 끝났다.
이 항전과정에서 막부의 공식적인 참여가 있었느냐.
없었다.
이때 가장 격렬하게 저항한 곳은 정작 막부편에 선 동북지역 번들이었다.
그런데-.
사실 이 번들은 뭐 딱히 막부에 큰 신세를 입은 번들도 아니다.
정작 에도 막부 260년간 줄곧 신판親藩, 후다이譜代 다이묘大名로
후대 받던 번들 대부분이 눈치를 보고 앞다투어 정부군에 항복하는 상황에서도
동북지역 번들은 막부도 항복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싸웠다.
특히 이 저항의 중심이 된 곳이 아이즈번会津藩인데,
이때 번이 항복했다고 생각하고
아이즈번 어린 사무라이들이 집단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이른바 백호대白虎隊 사건이라는 것인데,
식자들은 이 사건을 일본의 가미가제의 원형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 백호대 사건으로 상징되듯이
어린 애들, 그리고 패주한 신센구미 대원들, 각 번에서 정부군에 격렬하게 항전하던 사무라이 등은 목숨 걸고 싸우거나 북해도까지 도망갔는데
정작 막부의 책임자라는 자들은 한 명도 막부의 멸망과 함께한 자가 없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망할 때 소위 나라의 사대부라는 자들 중에
제대로 저항한 이들이 없다고 한탄하지만
이런 일은 일본도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앞에서도 썼지만, 배 부르고 등 따듯한 이들에게 혁명이란 없다.
사무라이고 뭐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정작 막말 국면에서 사무라이처럼 살던 이들은
대부분 사무라이 취급도 못받던 하급 무사들 아니면
심지어는 농민의 아들들도 있었다.
사대부? 사무라이? 선비? 무사?
그런 것은 정신의 문제이지 핏줄의 문제가 아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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