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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막말 어느 번의 갈등 (2): 오카타 이조 岡田以蔵

by 초야잠필 2023.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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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번土佐藩의 경우 상급무사와 하급무사간 갈등이 컸다는 점은 이미 말했다. 

에도시대 상급무사와 하급무사 차이는 무척 컸다. 

하급무사 중 대표격이 아시가루[족경, 足軽]인데 아시가루는 잘 알다시피 임진왜란 때 경보병이다. 

삼각뿔 투구를 쓰고 걸어다니며 조총을 쓰는 사람들이 바로 아시가루다. 


오다노부나가의 철포대 주축이 바로 아시가루이다.


이들은 에도시대 사농공상의 계급 구분에서 사무라이 계급의 최하층으로 존재했다.

사무라이는 사무라이지만 생활은 농민보다도 못한 경우가 많았고 
하찮은 직역을 받아 간신히 입에 풀칠하는 경우였다. 

이 하층무사에도 도사번을 보면 단계가 여러 가지로 상급무사의 바로 아래계급도 있지만 하급무사 중에서도 최하층도 있다. 

사무라이 중 하층으로 내려 올수록 막번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 희박하여 이들 중에서 탈번脫藩하여 도막倒幕 운동을 한 소위 메이지 지사가 많이 나왔다. 

도사번에서는 메이지유신기에 이름을 날린 인물이 많이 나왔는데 거의 대부분이 바로 이들, 하급무사 중에서 나왔다. 

다케치 한페이타[武市半平太, 다케치 즈이잔武市瑞山이라고도 한다. 1829~1865]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1836~1867]
오카다 이조[岡田以蔵. 1838~1865]
나가오카 신타로[中岡慎太郎. 1838~1867]
요시무라 도라타로[吉村寅太郎. 1837~1863]

등이 있다. 

이들은 격렬한 도막파로 천황을 옹위하는 제도의 혁신을 꿈꾼다는 점에서는 동일했지만, 

도사번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이들 안에서도 생각이 또 갈렸다. 

다케치 한페이타는 하급무사 중 가장 신분이 높은 인물로 도사번 메이지 지사의 사상적 지표 역할을 한 사람이지만, 도사번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했던 사람이다.

그의 신분을 보면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도사의 도막파를 이끌다 번주藩主 야아노우치 요도[山内容堂]의 명에 따라 할복했다. 

그 아래 있는 계급이 향사鄕士다. 

이 향사라는 것이 바로 야아노우치 집안이 세키가하라 전투 이후 도사로 들어오기 전 이 지역 토착 사무라이였던 사람들 후신이다. 

이 계급에 속한 사람 중 대표적인 것이 사카모토 료마와 오카다 이조인데

사카모토 료마는 소설, 영화, 드라마 등으로 워낙 유명하여 자세히 쓰지 않겠다. 

부연할 것은 오카다 이조인데, 이 사람은 막말 소위 말하는 히토키리人斬り, 자객으로 명성을 떨쳤다. 

다케치 한페이타의 감화를 받아 반막파가 되었는데 탈번脫藩한 후 쿄토로 상경하여 막부파 사람들을 무차별 베고 다녔다. 

이 사람 역시 반막파와 도막파를 정신없이 오간 야마노우치 요도의 명에 의해 잡혀 참살당했는데 다케치 한페이타는 할복을 허락받았지만 이 사람은 잡범처럼 죽어야 했다. 

요즘 에니메이션 중에 루로우니 겐신[るろうに剣心, Rurouni Kenshin] 이라는 만화가 있었는데 여기 도막파 히토키리 이야기가 나온다. 

겐신剣心이라고 하는 히토키리는 쿄토에서 막부파를 베고 다니는데, 

이러한 히토키리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이 오카타 이조다. 

그의 집안은 하급무사 중에서는 상당히 높은 계급으로 번으로부터 받는 봉록도 아시가루 등보다는 훨씬 높았는데 이 사람이 한참 히토키리 역을 하고 다닐 때는 번에서 전혀 통제가 되지 않았다. 

아마 이조가 도사번에 의해 처형될 때 할복 대신 잡범처럼 처형된 것은 그런 괘씸죄도 있었을 것이다. 


만화로 뜬 루로우니 켄신. 켄신이라는 히토키리와 가장 비슷한 인생을 산것이 오카타 이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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