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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망국 전야

by 초야잠필 202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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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구한말. 특히 갑오경장 이후 을사조약을 거쳐 경술국치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은 우리에게 아마도 당시 국가 행정은 "개판 오분전"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남은 당시 공문서를 보면 생각보다 상당히 행정이 원칙에 따라 돌아가고 있었고 나라가 망하기 직전까지도 국가 운영은 그럭저럭 잘 수행되고 있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일전에 쓴 글에 구한말 대한제국관리 거의 절반이 조선총독부 하급관리로 승계되었다는 이야기를 쓴 바 있는데, 갑오경장 이후 경술국치까지 우리 생각처럼 그 "구한말"이 "나라도 아닌 상태"로 개판 오분전이었는지는, 그야말로 실증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인 느낌인데, 갑오경장 이후 조선-대한제국 정부를 근대국가로 보는 시각과 그게 아니라는 시각이 대립하는 것으로 아는데, 전자의 주장이 맞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결국 마지막에 망한 것은 망한 것이고 망하는 순간까지도 관리들은 어쨌건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던 것이 진실이 아닐까 싶다.

위키에 나와있는 대한제국 황실 사진이라는데 1918년에 찍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통용하는 구한말에 대한 이미지가 아마 이런 것일 텐데, 정작 구한말에 작성된 서류를 보면 근대국가 모습이 완연하다. 대한제국 마지막이 경술국치다 보니 아마도 "개판오분전"이었음이 틀림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데 정말 그러했는지에 대해서는 남아 있는 서류 등을 토대로 실증적 검토가 필요하다. 당시 견문기 등은 오히려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연려실기술이 어느 정도로 역사적 진실을 반영하고 있을까? 역사적 사실에 대해 썼다는 것과 진실은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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