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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망했더라도 나름의 이유가 있어 유지되었던 시스템

by 초야잠필 2024.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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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후기의 우리나라 시스템은 종국에는 망국으로 간 시스템이다. 

그 수백년은 결국 실패의 경로였다고 할 만 할 것이다. 

여기서 인문학자들이 할 일은 이 시스템이 좋은 것이었다고 커버쳐주거나, 

아니면 이러니까 망했지라고 욕질을 하기 전에,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그런 시스템이 유지되어야 했는지
그 이유를 냉정히 규명해야 하는 것이겠다. 

주변 조건이 열악해지면 그 조건에서 살아 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되겠고, 

조선후기의 시스템은 바로 그 열악해진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쟁한 결과다. 

우리가 앞으로 이러한 사건을 역사상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은 
열악한 조건에서 북한처럼 죽네 사네 버티는 게 아니라 

그런 조건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라 하겠다. 

기회 있을 때마다 이야기한 것 같은데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이 놀아서, 애국자가 없어서, 게을러서, 우둔해서 망했다고 하면 오산이다. 

그들도 우리만큼 똑똑했고, 열심히 노력했고,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지키려고 노력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배후에 있다. 

그 배후를 밝히는 것이 바로 한국 인문학의 사명 중 하나라 해야 하지 않을까. 


(c) 신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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