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은 발견 발굴이 1971년이니 그 30주년은 2001년이었다. 당시 국립공주박물관이 발굴단인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관련 특별전과 학술대회를 준비했다. 학술대회는 공주문예회관에서 열렸다.
이 행사를 미친 듯이 준비한 이가 당시 공주박물관 학예사 정상기였다. 이 특별전은 나로서도 잊지못할 인연이 있다.
정상기만큼이나 열성적으로 이때를 준비한 것이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그 턱별전을 준비하는 정상기의 고민 중 가장 큰 것이 발굴당시를 증언하는 생생한 사진이었다. 당시 발굴은 무덤내부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발굴단에서 촬영한 사진은 단 한장도 건지지 못했다.
당시 내부 촬영을 맡은 이가 문화재연구실 학예사보 지건길. 한데 이 양반이 아사히펜탁스 사진기 조작을 잘못하는 바람에 신나게 찍은 사진은 단 한장도 건지지 못했다.
그렇다면 현전하는 내부 사진 등은 그나마 어떻게 해서 전하는가? 당시 기자들이 찍은 사진이다. 그러니 무령왕릉 관련 사진은 언론사에 그나마 남아있었다.
정상기에게 내가 말했다.
"언론사 모조리 뒤지시오. 거기서 무령왕릉 발굴 사진 건지시오."
그때 특별전 도록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무령왕릉 발굴 사진들은 집적이 되기에 이르렀다.
말한다. 저들 사진을 집적한 제1의 공로자는 1. 정상기요 2. 김태식이다. 어디에도 이런 기록이 남지 않아 내 스스로가 남길수밖에 없다. 또 자랑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걸핏하면 저들 사진 써 먹는 사람들은 이를 기억해야 한다.
(2016. 1. 10)
***
무령왕릉 발굴을 생생히 증명하는 사진집 혹은 도록이 저때 비로소 나오게 되는데, 그에 실린 각종 사진이 실은 저와 같은 과정을 통해 집적된 것이다. 이제는 그 내력을 아는 이도 없어 기록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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