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봉덕리 1호분 출토 백제 금동신발이다. 근자 보물까지 지정되었다.
나주 정촌고분 백제 금동신발이다. 이 역시 같은 시기에 앞과 같이 보물이 됐다.
이런 금동신발이 삼국시대 무덤에서, 그것도 이른바 왕 혹은 왕비 혹은 그에 준하는 중요한 권력자 무덤에서 더러 나온다. 발굴 사례는 꽤 많이 쌓였다.
종래 한국고고학은 저런 금동신발이 나오면 문양이 어떻고, 어느 계통에 속하며, 만든 시기는 언제냐에 매달렸으니, 저 유물이 그렇게 중요하다 하면서도 단 한 사람도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왜 금동신발인가?"
나는 단 한 사람도 이런 물음을 묻지 않았다는 게 신통방통하기 짝이 없었다. 내가 아는 학문이라면, 그것이 고고학이라면 모름지기 왜? 를 물어야 하며, 그것이 학문의 출발인데, 어찌하여 단 한 사람도 왜 저 질문을 던지지 않을까 신이하기 짝이 없었다.
믿거나 말거나 저 질문을 처음으로 한 사람이 김태식이다. 내가 처음으로 왜 금동신발인가를 물었던 것이다.
출발은 간단했다.
"도대체 저런 금동신발을 왜 주검에 신켰을까? 그 의미는 무엇인가?"
내가 주목한 것은 첫째 출토지가 모조리 무덤이고, 둘째 그것이 이동 수단이며, 셋째 그 재료가 금동, 곧 금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는 철저히 저 금동신발이 주검을 위한, 사자를 위한 장착물이라는 사실이었다.
내가 제시한 답을 여기선 중언부언하지 않겠다.
다만, 내가 저런 신발들을 보며 궁금해하는 그런 내용들이 어찌하여 고고학으로 건너가면 단 한 놈도 의문을 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내가 저 질문을 던지고, 그리고 내가 그에 대해 찾았다며 그 답변들을 내놓고 나서는 사정이 그런 대로 변해서 이제 저런 질문을 던지는 이가 한국고고학에도 더러 생겼다.
그런 답변 중에서 아직 내 주장을 뛰어넘는 주장은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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