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실에 전시 중인 지례현읍지知禮縣邑誌인데 고종 32년, 1895년에 제작되었다고 한다.
이 읍지가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내 고향이기 때문이다.
저 읍지가 표시한 지례현을 박물관은 지금의 경북 김천시 지례면 관련이라 했지만 엄밀히는 지례면을 필두로 대덕면 구성면 부항면 증산면을 포괄하는 지역이라 다만 그 치소治所인 읍치邑治가 지금은 흑돼지로 유명한 지례면 소재지임은 분명해서 지금 지례향교라고 남은 일대가 그곳이다.
지도 중앙 상단 위쪽을 보면 대덕산大德山을 판두로 산들이 표시되어 있는데 소백산맥 주봉들이다.
그 대덕산 전면에 문암산文巖山이라는 산 하나가 더 있고 그것이 감싼 구역 안에 봉곡사鳳谷寺라는 사찰이 있음을 보는데 이 사찰은 지금도 남아 있다.
문제는 문암산. 저 산은 우리 동네선 이름이 없었다. 저 뿐만 아니라 해발 천미터 아래 산들도 다 그래서 이렇다 할 이름이 없었다.
나는 가례국민학교 출신인데 하도 산골학교라 교가가 없다가 내가 재학 중 이를 이상히 여긴 교감 선생님인가 교장 선생님이 교가를 지었으니 어디서 찾은 이름인지 모르겠지만 저 산 이름이 비봉산임을 알았다며 비봉산 기슭에 배움의 터전 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교가를 지었으니 그때도 그랬다.
비봉산? 맞어?
다만 저 산이 자리한 데 골짜기를 우리는 문바우 라 불렀으니 그 정상엔 큰 바위가 있고 거기엔 암굴이 있으며 호랑이가 산다 해서 그 근처는 거의 가지 않았고 암굴이 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
훗날 그 근처를 용기내서 가긴 했지만 여전히 동굴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문암산文巖山..저 말이 바로 문바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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