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28일은 월요일이었다. 이날 오전을 기해 나는 미리 준비한 관련 기사를 와장창 쏟아냈으니, 요새 언론계가 선호하는 표현을 빌리건대 이른바 [단독기사]들이었다.
말 나온 김에 같은 단독기사라는데, [단독]이라 하면 밋밋하고, [특종]이나 [스쿱 scoop]이라 하면 좀 있어 보이는데,
내가 언제나 말하듯이 그 표현이 무엇이건 특종이라는 거 실상 암것도 아닌 언론계 지들 마스터베이션에 지나지 않으며, 일반은 그딴 데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 보도가 사실이냐 아니냐, 믿을 만 한가 아닌가? 그 파급력은 어떤가? 하는 이런 점들이 중요하지, 그런 기사를 누가 언제 가장 먼저 썼느냐가 무에 중요하겠는가?
나아가 단독 혹은 특종은 정의가 간단해서 다른 언론 혹은 기자가 쓰지 않은데 내가 쓴 기사를 말한다.
물론 그것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은 그것이 팩트에 기반해야 하고, 나아가 파급력이 어느 정도 이상은 있을 때 그때 쓴다.
저 날 내가 준비한 것은 중국 산동성山東省 산둥반도 최북단 봉래시[펑라이시蓬萊市] 소재 고대 항구 유적인 봉래수성蓬萊水城 해안에서 14세기 고려 말기 선박 두 척이 발굴됐다는 것이니, 자평하건대 이 소식은 꽤 비중이 크다.
다만 정치 사회 경제 부문에 견주어 상대로 홀시하는 문화 부문이고, 나아가 개중에서도 이른바 덕후 중심 일부 팬덤이 형성된 문화재 관련 소식이라는 점에서 내가 생각하는 이런 중요한 뉴스가 상대로 덜 각광받을 뿐이다.
그게 문화가 지닌 숙명이니 어쩌겠는가?
이 고선박은 여러 모로 보아 정몽주가 타고 가다가 난파하고 그 자신은 구사일생으로 목숨만 건졌다는 그 배일 가능성이 그만큼 큰 것으로 나는 지금도 생각한다.
아무튼 고려시대 고선박이 국내도 아니요, 것도 중국에서 발견됐다는데, 이것이 어찌 큰 소식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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