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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바둑판식 도시구획은 신도시에서만 가능하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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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둑판식 도시계획 혹은 구조를 동아시아에서는 조방제條坊制 같은 말로 표현하곤 하는데, 이 말은 바둑판식으로 땅을 구획 개간한 다음, 일정한 구간씩 칸막이를 쳐서 토지를 분할한 경우를 말한다.

이런 도시구조 한국사를 보건대 고구려 장안성, 백제 사비도성, 조선왕조 한양도성 정도가 가능하며 근현대에 와서는 공업도시로 인위로 조성된 창원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요새 툭하면 만드는 세종을 비롯한 신도시 역시 그런 맥락에서 조방제를 구현하거나 그 현대적 발현이라 보아 대과가 없다. 
 

역대 중국 왕조 장안성. 왕조별 조방제가 가능한 이유는 간단해서 그 자리가 본래 허허벌판이었기 때문이다.



신라의 경우 조방제 흔적을 찾으려는 시도가 고고학계를 중심으로 집요하기만 한데, 그 엇비슷한 흔적이 황룡사지라든가 하는 데서 찔끔찔끔 걸리기는 하지만, 경주라는 도시 자체는 전형하는 조방제가 도대체가 나타날 수가 없는 역사성이 있다. 

조방제는 말할 것도 없이 평지에서나 통용하는 개념인데, 경주에서 그게 가능한 지점이라 해도, 같은 평지라 해도 이미 기원전 1세기에 발달하기 시작한 도시가 더는 이미 수백년이 흐르면서 더는 손댈 수도 없는 난개발로 이어졌으니,

이런 데서 조방제를 실현하려면 간단해서 쏵 소개해 버리고 땅을 쏵 밀어버리고 금 쳐서 칸막이 짜면 그만이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가? 어떤 미친 놈이 이런 일을 한단 말인가?
 

당 장안성 도시계획 모식도. 이것도 실제 저 그림대로 완연히 구현되었는가는 딴 얘기다.



반란 일어나고 칼 맞는다. 또 그 많은 토지 수용비는 무엇으로 감당한단 말인가? 가능할 수도 없고 가능해서도 안 된다.

이딴 데서 조방제 흔적을 찾는다? 해운대해수욕장 가서 삼십년전 수학여행 때 읽어버린 머리핀 찾는 게 빠르다.

자비왕 시대에 왕경을 구획했다는 말을 오도해서 신라가 마치 이때 수도 금성을 바둑판식으로 구획하지 않았나 하는 착각이 의외로 많은데 무식의 극치다.

오백년간 무분별하게 발달한 도시에다 구획을 주어 여기는 무슨 동 저기는 또 무슨 동 하는 지번을 부여한 것이지 무슨 조방제를 실현했겠는가?
 

이런 데서 무슨 조방제를 실현한단 말인가? 말 같은 소릴 해야 한다.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다.

360방 55리는 기존에 주어진 도시 난개발 지역을 행정 편의상 구획한 데 지나지 않는다.

이걸 모르니 황룡사 구역이 몇 방이네 하는 헛소리가 고고학계를 중심으로 난무하는 빌미가 된다.

수백년 간 무분별하게 발달한 종로구랑 신도시로 개발된 강남구 행정구역이 같을 수 있겠는가?
 



이게 종로구 행정구역이다. 저기에 무슨 바둑판식 조방제가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저게 바로 신라 전성시대 금성 중심구역이다. 
 

 
이것이 강남구 행정구역 동 편제다. 완연한 바둑판식이라고는 하기 힘들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바로 전형적인 조방제다. 

이런 차이도 모른 채 무슨 조방제를 찾고, 방리제를 연구한단 말인가?

접근방식 자체가 잘못됐으니 뭘 구한단 말인가?

그럼에도 왜 경주에서는 조방제 흔적이 비스무리하게 나타나는가? 간단하다. 도시 지역이 아니었던 데 시도한 신도시 흔적인 까닭이지 무슨 개뼉다귀 같은 흔적이겠는가?

황룡사?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딱 나오잖아? 본래는 늪지였다고. 신도시는 이런 데서나 가능한 법이다. 

지금의 경주 분지를 벗어나면 저와 같은 흔적이 비슷하게 관찰되는데, 황복사지 일대 발굴성과가 그것을 증명한다. 이 일대 보문들은 보면 이렇다 할 도시 기반 시설이 없다가 훗날 계획도시로 조성된 곳이다. 그러니 이런 데서는 명확히 사전 구획에 따른 도시 계획이 보이는 것이다. 

경주분지에서 조방제 흔적을 찾아? 누가? 어떤 놈이? 무슨 수로?

저 종로구 행정구역 지도 봐라! 저 꼴인데 무슨 조방제가 있단 말인가? 

말 같은 소릴 해야 믿어주는 척이라도 하지 않겠는가?

경주에 조방제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딴 게 없다.

이미 전형하는 바둑판식 도시계획을 실현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개발이 이뤄져 손도 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라의 방리제는 지금의 종로를 갖다대고 봐야지 강남을 들이대고 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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