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말을 다닌 이들 두 곳이 일반에는 물론이요 내가 집중하는 이 문화재 문화업계서도 아직은 생소 그 자체로 본다.
전자는 지난해 문을 연 신생 중의 신생으로 그 이름도 요상한 방문자센터요 후자는 실상 문화 쪽이 아니라 기획재정부 관할 기관인 까닭에 문화 쪽에선 생소할 수밖에 없다.
내가 저들을 둘러본 까닭이 바로 저 이유다.
결론만 말하면 둘은 다 박물관 경계밖에 위치한다.
개중 전자는 박물관이 되고 싶었지만 좌절한 경우요 후자는 언제건 그 영역을 치고 들어갈 만반의 채비는 갖추었지만 아직 내가 파악하지 못하는 모종의 이유로써 그 바깥을 지킨다.
이 파주 혜음원지방문자센터는 장기간 계속한 혜음원 이라는 고려시대 역원驛院이자 사찰 발굴성과를 전시홍보하기 위한 파주 시립 기관이라
보다시피 전시관 기능을 부족하나마 구축했으니 보통 이런 시설이라면 공립박물관 혹은 공립전시관 형태로 가야 하지만 실로 어정쩡하기 짝이 없는 방문자센터로 낙착하기 말았으니
첫째 이를 위한 파주시 의지가 지극히 나약했고
둘째 그에 소요될 막대한 자금을 부담해야 할 문화재청 역시 자발로 박물관 전시관 만들어야 한다고 나설 하등의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요새야 그에 따른 시엄니 하나가 더 있어 언제는 박물관 세우라 지자체 닦달하던 문체부가 돌연 안면 몰수하고선 이제는 무분별한 공립박물관 증설을 막겠다고 나서는 마당이라
이와 같은 여러 복합사정이 어우러져 저리 낙착하고 말았으니 저런 취지 자체야 내가 충분히 공감한다 해도 그것이 방문자센터냐 박물관이냐는 그것이 표방하는 문화재 자체의 운명까지 결정하고 만다는 사실을 직시했음 싶다.
혜음원지는 개성과 남경을 오가는 길목에 건설한 대규모 왕립호텔이자 로얄 템플로 그 지속이 장구하고 또 역사에서 누린 위광이 실로 큰 데라 이런 데로 온전하게 발굴된 데는 오직 혜음원이 있을 뿐이다.
그런 시설을 전시홍보하기 위한 데로 듣도보도 못한 방문자센터로 낙착한 일은 두고두고 패착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저 광활한 유적을 보존관리하는 기능까지 박물관이 맡았어야 하지만 듣보잡 방문자센터가 무슨 그런 거창한 사업을 맡아 수행한단 말인가?
실제 현장을 둘러봐도 곳곳이 손댈 곳 천지라, 저런 일을 전담할 도직이 있어얄 게 아닌가?
더구나 인구 오십만 대도시로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도시가 여직 공립박물관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 한국경제발전전시관은 그 이름 만으로 짜증 낼 사람도 없지는 않겠지만 어딘가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그런 박물관이다.
실제 그 운영 행태를 봐도 여타 박물관과 똑같아 주말엔 내리 문을 열고 월요일 휴관한다.
홍릉연구단지를 구성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비게 된 건물을 글로벌지식협력단지라는 이름으로 재활용하면서 문을 연 이 전시관은 실상 한국경제사 국립박물관이다.
학예직도 있고 또 지역사회를 위한 도서관도 부속시설로 갖춘 곳이라 지역사회에서는 꽤 이용률이 높다.
다만 이곳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직 박물관 등록을 하지 않아 그에 따른 문제도 없지는 않은 실정이라
그 근무연수가 학예직 스펙에 포함되지 않아 그것을 원하는 젊은 학예직들한테는 선택을 머뭇거리게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문체부가 주도하는 박물관 영역에 반드시 들어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 사례에서 우리가 유의할 점은 꼭 박물관이 아니라 해도 실은 그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적지 않은 기관이 있다는 사실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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