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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보편성에 대하여 : 헤이케 모노가타리 단노우라 싸움의 장면

by 초야잠필 2022.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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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튜브 K 드라마나 K 팝 포스팅에 달린 댓글을 보면 정말 격세지감을 느낄 때가 많다.

나도 데면데면한 드라마를 (나는 거의 연속극은 보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나라 사람이 공감한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한국인 감성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이렇게 쉽게 동조화한다는 것이 더 신기하다.

내 세대 (필자는 85학번이다)는 그렇지 못한 삶을 살았다. 지금은 한국문화는 상당히 강한, 인류사회의 보편성을 그 안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보편성의 기원이 어딘가에 대해서는 아마 많은 사람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 드라마는 보지도 못했는데 노래가 좋아 유튜브에 들어갔다가 댓글들을 보고 정말 놀랐다. 무엇보다 다양한 국적 사람들이 이렇게 감정적으로 공감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한때 유행한 말 중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는 말이 있었다.

한국문화가 지닌 이 보편성의 기원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데서 왔을까?

필자가 학생 때는 일본문화가 지금 한국문화의 위치를 누리고 있었다. 물론 그 당시 일본문화는 지금 한국문화의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금 한국문화가 당시 일본문화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필자는 일본문화는 인류보편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고 본다.

일본문화는 이해를 위한 장벽이 있다. 도대체 왜 저렇게 행동할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통시대 어느 나라나 그런 부분은 있기 마련인데, 이러한 "특이함"을 당시의 일본은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 돈을 많이 썼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전통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프로파간다가 이루어진 것도 이 시기인데 그 결과물이 어떠한 것이 되었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개개인의 평가에 맡긴다.

헤이케 모노가타리 平家物語 평가물어 거의 마지막 부분은 단노우라 싸움 壇ノ浦の戦い(だんのうらのたたかい)이다.
겐지 源氏 일족에게 쫓긴 헤이시 平氏가 마지막 힘을 모아 겐지와 일전을 벌인 곳으로 단노우라 壇ノ浦 는 지금 시모노세키 항 앞바다다.

여기서 전쟁에 패한 헤이시는 거의 모두 물에 빠져 죽고 이때 헤이시를 따라 같이 이동하던 몇살박이 안토쿠安德 천황도 같이 물에 빠져 죽는다. 장렬한 전사라고 할 것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내가 헤이케모노가타리 이 마지막 장면에서 이해하기 참 어려웠던 부분은, 결사항전하던 헤이시 측으니 사실상의 동량棟梁인 平知盛 다이라노 도모모리가 마지막 싸움 직전 느닷없이 빗자루를 들고 배 청소를 시작하는 장면이었다.

아마도 마지막을 장렬하게 전사하기 전, 무사가 의관을 정제하는 것과 같은 의미의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만,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 장면에서 빗자루질 하는 장면을 보고 감동을 느끼기는 어렵다.

일본문화를 보면 이런 장면-말하자면 인류보편이라 할까, 쉽게 공감을 일으킬수 있는 부분에 있어 상당히 취약한 부분이 많은데, 이것을 무리하게 국제표준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많이 했다는 생각이다.

그 결과, 그런 일본 고유의 문화는 국제적인 평가를 받는 대단한 문화의 위치에 올랐을까?

개인적으로는 우키요에 같은 것은 일본이 그렇게 무리하게 돈을 쓰지 않았어도 국제적인 공감대를 얻었을 것이라 본다. 대단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금도 우키요에의 걸작들을 보면 전율을 느낄 때가 있다. 굳이 이런 명작에는 인상파 화가들이 우키요에를 대단하게 생각했네 아니네 하는 설명도 필요 없다. 보면 알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을 앞두고 빗질을 하는 이런 장면은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지 않을까?

노能이나 가부키歌舞伎나 일본이 자랑하는 문화 상당 부문이 그동안 들인 돈에 비해 국제적인 평가는 그렇게 가성비가 좋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노나 가부키를 필자는 한 번도 이 자체에 대해 감동한 적도,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굳이 소회를 이야기 하자면 세계적으로 만들려고 돈 많이 쓰네 정도 생각이랄까.

정말 대단한 것이라면 설명이 필요 없는 법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공부하면 달라질까? 그럴 것 같지가 않다.

우리는 이 부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은 세계적이라는 것을 깊게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다.

지금 K팝 어떤 부분이 도대체 가장 한국적이라는 말인가? K팝과 K드라마 기원은 한국 고유 문화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문화에 단단히 뿌리 박고 있다. 누가 이런 부분이 한국고유의 것이 아니라고 해서 한국문화가 아니라고 감히 배척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다이라노 도모모리가 최후의 일전 직전 비를 들고 배를 청소하는 장면.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일본인들 외에는 공감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 편집자注 ***


필자가 본인 이야기를 하고자 꺼낸 소재 단노우라 전투 壇ノ浦の戦い에 대해서는 아래를 참조하라

壇ノ浦の戦い - Wikipedia

出典: フリー百科事典『ウィキペディア(Wikipedia)』 壇ノ浦の戦い(だんのうらのたたかい)は、平安時代の末期の元暦2年/寿永4年3月24日(1185年4月25日)に長門国赤間関壇ノ浦(現在の山口

ja.wikipedia.org



일본어 판이 싫다면 영어본 한국어본을 참조하되, 문제는 한국어본은 대체로 이런 경우 살피니 불안정한 지점이 많고, 친철하지가 아니해서 영 정이 가지 아니한다.

모노가카리 문학을 논할 적에 겐지모노가타리와 더불어 언제나 첫머리를 차지하는 평가물어平家物語 헤이케모노가타리

平家物語 - Wikipedia

出典: フリー百科事典『ウィキペディア(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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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엔 빗자루질을 해야 한다는 전범을 세운 평지성 平知盛 다이라노 도모모리는 아래

平知盛 - Wikipedia

出典: フリー百科事典『ウィキペディア(Wikipedia)』 平 知盛(たいら の とももり)は、平安時代末期の平家一門の武将。平清盛の四男。母は継室の平時子で、時子の子としては次男とな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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