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클림트 Gustav Klimt. 생몰 연대가 1862~1918년이라, 죽은지 대략 백년이요, 이승을 누린 기간이라 해 봐야 쉰여섯에 지나지 않는다.
하긴 뭐 고흐가 오래살았는가? 그에 견주면 대략 동시대를 살다간 피카소(1881~1973)는 천수를 누리고도 덤을 더 살았고, 그의 라이벌 마티스(1869~1954) 역시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장수를 했다 봐야 한다.
이를 보면 예술세계에서는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갔다 해서 반드시 그 상품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가 싶다.
흔히 클림트를 일러 오스트리아 태생 상징주의 화가라 하며 근대 미술계에서는 꽤나 영향력을 발휘한 소위 빈 분리파 운동Vienna Secession movement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라 한다만,
우리한테 각인한 클림트는 실상 아래와 같은 모티브로 무한반복 재생한 목 길쭉이 여성화라
이런 일련의 흐름에 위치하는 그림이 설혹 작자를 모른다 해도, 웬지 모르게 친숙한 까닭은 저를 모티브로 삼은 유사 작품이 얼마나 곳곳에 많은가? 이런 대중성이 죽어서 외려 그의 작품 주가를 올리는 기폭제가 된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번에 그의 작품이 경매에 나와서는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모양이라, Dame mit Fächer [Lady with a Fan], 곧 부채를 든 여인이라는 작품이 그 주인공이라 한다.
자칫 저 제목만 보고선 팬 클럽 회원 한 명이랑 같이 있는 여인이라든가 선풍기 바람을 쐬는 여인으로도 볼 수 있겠다 싶다.
같은 작가 그림이래도 역시 죽기 직전에 남긴 것이 대체로 가격이 높은 편인데,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유명한 사람일 수록 막판 가시기 직전에 손댄 작품이래서 더 좋은갑다. 또 같은 여인이래도 부채를 들면 더 좋은갑다.
그 유명한(왜 유명한지는 모르겠다만) 소더비Sotheby’s 런던 경매에서 수수표를 포함해 8천530만 파운드에 팔렸대나 어쨌대나, 이를 지금 환율로 계산하면 한화 1천413억원가량 된다니, 그래서 유럽 미술품 경매시장 기록을 깼다고 대서특필한다.
29년 만에 다시 경매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최후의 작품은 애초 예상가가 6천500만 파운드였지만, 탁구 라켓 같은 판대기 올리기 경주가 벌어졌는지 불과 10분 만에 탕탕탕해서 저런 가격을 써낸 사람이 가져갔댄다.
아, 물론 돈을 지불해야 거래는 성사되겠지만 말이다. 곧바로 통장으로 쏴서 입금했는지는 모르겠다.
보통 낙찰자 신원은 공개되지 않는 것으로 알지만 이 경우는 달라서 패티 웡 Patti Wong 이라는 사람이 낙찰받았다 하는데, 그를 일러 Patti Wong & Associates 설립자로서 어떤 홍콩 컬렉터 Hong Kong collector를 대리했다 하니, 실제 낙찰자는 이 홍콩 컬렉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마 중국계 돈 많은 사람이 사 갔지 싶다. 요새 경매 시장에서 저런 큰 손은 대체로 아랍 석유 부호 아니면 중국 졸부들이니깐 말이다.
암튼 저 낙찰가 £85.3m ($108.m, €99.2m) 는 2010년 같은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알베르토 자코메티 Alberto Giacometti 조각 L’homme qui marche I (The Walking Man I)이 기록한 £65m를 가볍게 제친 최고가라 하는데,
그러고 보니 자코메티나 클림트 모두 길쭉이 선호 성향이 다대하다. 비싼 값에 팔려거든 길쭉하게 그려야 하는갑다. 길쭉이로는 모딜리아니도 한 몫 하는데 길쭉이는 저 시대 유행인가? 짤막이로 고가 상품은 뭐가 있을까?
소더비 책임자가 이 작품을 일러 “Dame mit Fächer는 클림트가 untimely death로 가기 직전 창조한 last portrait으로서, 그 무렵 클림트는 여전히 작가로서의 최전성기였고 그 최고의 걸작 혹은 실험작들을 생산 중”이었다 하는데, 통상적인 장사꾼 멘트인지 아닌지 여부는 저가 저 그림을 그리고, 어떻게 죽었는지를 확인한 다음에야 어느 정도 단안을 내릴 수 있겠다.
그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죽은 1918년은 이른바 스페인독감이 전 세계를 강타한 시기임을 기억해야 한다. 실제로 그보다 3년 전에 엄마 안나Anna 초상을 치르는 일을 겪기는 했지만,
스페인독감을 피하지 못하고 1918년 2월 6일 비엔나에서 느닷없이 갔으니 사인은 뇌졸중과 폐렴[stroke and pneumonia]이라 하니, 이번 코로나19 펜데믹에서 집중 피해를 본 사람들 증상과 거의 같음을 알겠다.
따라서 그가 저 작품을 그린 무렵 그가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라는 말은 어느 정도 타당성을 담보한다 하겠다.
Dame mit Fächer는 신원이 드러나지 않은 어느 여인의 초상으로, 그가 저승으로 영원한 여행을 떠나는 그 시기에 그의 스튜디오 이젤 easel[화가들 작업대]에 놓인 상태였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 이 그림을 그리다가 클림트는 독감에 몸져 누웠다가 재기하지 못하고 후다닥 가버린 셈이다.
하긴 뭐 이런 극적인 스토리가 저 작품가를 치솟게 하지 않았겠는가?
나도 죽을 때 서재 컴터 앞에 무엇인가 두고 죽어야겠다.
저 그림 전체 호수는 아래 기사 첨부한 사진을 보라. 두 사람이 그림 들고 팔려고 하고 있으니깐 말이다.
클림트 마지막 초상화, '유럽 최고가' 1천400억원에 낙찰
송고시간 2023-06-28 08:09
'부채를 든 여인' 홍콩 수집가에게로…1994년 경매서는 150억원
유럽 미술 경매 최고가…전세계선 다빈치 '살바토르 문디' 5천800억원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마지막으로 남긴 초상화 '부채를 든 여인'이 유럽 내 예술작품 경매 최고가에 낙찰됐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경매사 소더비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경매에서 작품이 8천530만파운드(약 1천413억원·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0628022000009?section=international/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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