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를 흔히 산성의 나라라 하지만 신라 역시 그에는 못지 아니해서 신라산성이라 할 때 특유한 이미지가 있으니 이 친구들 열라 산성쌓기 선수들이라 본래 남은 신라시대 성곽 흔적을 보면 기똥차다.
그에 견주어 용인 할미산성은 대단히 독특한 신라산성인데 비실비실함이 완연해서 전연 신라산성 같지가 않다.
우선 이 할미산성은 성벽을 물론이요 내부 건물이 있었을 만한 곳은 대략으로 거의 다 판 셈인데
첫째 성벽이 비실비실하고
둘째 내부서 팔각형 건물지 서너동인가까지 흔적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기와가 거의 발견되지 아니해서 이른바 위세와 권위를 뿜을 만한 흔적은 없었지 않느냐 한다.
초창기 발굴부터 죽 살폈으니 올해까지 7차에 걸친 발굴성과를 봐도 비실비실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내심 첨에는 만들다 만 산성 혹은 아주 잠깐 쓰고만 산성 아닌가 했다.
하지만 꼭 그리 보기도 힘든 게 성 내부에선 상당 기간 체류를 염두에둔 저와 같은 저장시설이랄까 하는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는 점이 의뭉함을 주기 때문이다.
대체로 남사면에 산성과 관련시설을 축조하거니와 그 점에서 언제나 이곳에 서면 의의한 점이 바로 저 전면 석성산과 그에 똬리를 튼 석성산성이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저 석성산성은 군부대 주둔지라 제대로 조사가 없다.
이 할미산성과 석성산성은 현재도 도로가 나 있거니와 그 옛날에도 틀림없이 교통로 목을 지킨다.
양쪽에 성을 쌓아 방비한 쌍성인 셈인데 내심으론 저 석성산성이 모성母城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실이 할미산성은 비실비실해서 중요함을 더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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