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사적은 되지 못하고 경기도기념물인 용인 할미산성이 올해 제7차 발굴조사 중이다. 조사단은 한국문화유산연구원(원장 현남주), 용인시 의뢰다.
올해는 발굴규모가 작다. 예산도 1억5천 만원 정도 책정됐다고 들은 듯하다. 한데 막상 발굴현장 보니 조사단이 좀 밑지는 장사가 아닌가 해서 슬쩍 물었더니, 현지조사를 감독하는 이상국 조사연구부장이 씩 웃으면서 울트라갑 조사 의뢰처인 용인시청 하계사 이서현 눈치를 실실 본다.
우선 조사지점을 보면 이렇다. 7차 조사라 쓴 지점이니, 산성 중턱 동쪽으로 약간 치우친 지점이다. 대체로 할미산성은 급경사인데, 그래서 큰 건물이 들어갈 만한 대지가 크게 눈에 띠지 아니해서 중간중간 턱을 지어 단을 만들었다.
할미산성은 나랑 특수한 관계라, 이번 조사도 그냥 넘길 수는 없어 무더위를 뚫고서는 어제 행차를 했으니, 더버 디지는 줄 알았다.
그렇다면 올해 발굴성과는 어떤가?
요롷다.
핵심은 두 가지인데 추정 방형적석유구와 구상석렬유구라는 것이다.
이게 추정 방형석렬유구라는 것인데, 참말로 조사단을 난감케 한다. 왜? 기능을 종잡을 수 없는 까닭이다. 살피니, 그리고 조사단 설명 도움을 받은 결과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원형 혹은 타원형처럼 보이는 중심 구조물은 방형인 듯하고, 그 테두리는 돌무지가 붕괴하면서 흐트러진 모습인 듯하다.
중간은 뻥 뚫렸다. 내부 등지에서 일부러 깬 것으로 보이는 토기류가 출토하는 것으로 보아 모종의 제의시설 아닌가 추정할 뿐이다.
문제는 그 아래단에서 동-서방향으로 물경 42.5미터나 노출된 구상석렬유구...높낮이 차가 있어 동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데 턱을 마련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게 도보시설? 인가 하지만, 뭐 또 희한해서 보다시피 군데군데 기둥구멍이 있다.
내가 그랬다.
"뭐 등산로네. 신라사람들이 등산을 좋아했나봐"
하고 말았다.
기능을 종잡을 수 없는 흔적이 노출되었으니, 조사단도, 용인시에서도 이번 성과를 공식 발표하기가 좀 그렇단다.
다들 기능은 물으니, 모른다 답하기도 곤란해서란다.
혹 저 친구들을 보고 감발한 바가 있으면 조사단에 연락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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