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내키지 않는 자리도 앉아 일하다 나름 그에서 보람을 찾기 시작하면, 그럴 듯한 변명 혹은 옹호가 생기기 마련이라, 연합뉴스에 한류기획단이 작년 4월에 출범하고 내가 그 초대 단장에 앉을 때는 내키지 않았다고는 하지 않겠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라 황당하기는 했지만, 그 자리에 가면 이렇게 하리라는 그런 막연한 작심은 있었다. 물론 그것이 구체로 무엇인가는 막연했다고 말해둔다.
암튼 한류기획단이라 해서 가장 먼저 생각한 일이 한류홈페이지 창설이었으니, 이는 우여곡절 끝에 몇명 되지 않은 단원과 더불어 머리를 쥐어짜며 겨우 그해 연말에 접어들어서야 K-osyssey 라는 간판을 내건 한류 홈페이지를 개설 운영하게 되었다.
다른 얘기는 자주 혹은 더러 했으니 략하기로 하고, 과연 이를 통해 나는 무엇을 하고자 했을까?
개중 하나로 감히 말한다면(감히 라는 굳이 나답지 아니한 말을 쓰는 까닭은 여전히 자신은 없기 때문이다.) 비주류의 주류화였다. 한류가 무엇인가 하는 진부한 논란은 차치하고 아무튼 저 한류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하는 뉴스 콘텐츠 다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상당수가 뉴스 시장에서는 비주류로 취급받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여타 우리 사회 부분이 거개 그런 것처럼 한국언론시장에서 여전히 정경사라 해서 정치 경제 사회가 주류로 취급받거니와, 말로만 문화의 시대라 하지, 냉혹히 말하건대 그 문화란 것이 우리 사회 주류가 된 적은 단언커니와 단 한 번도 없다. 혹자는 봉준호의 기생충이 이룩한 쾌거와 BTS가 구가하는 승리가 있지 않느냐 하겠지만, 그건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아주 가끔 문화재 분야에서 금붙이 번쩍번쩍하는 발굴소식이라든가 세계유산 탄생 소식이 비중있게 취급되기는 하나 그 역시 순간에 지나지 아니해서 바닷물 작은 포말에 지나지 않는다. 그 순간이 지나면 언제나 그렇듯이 문화는 데코레이션으로 밀려난다.
나는 저 한류홈페이지를 통해 그렇게 비주류로, 혹은 단순 데코레이션으로 나락만 하는 그런 뉴스들을 당당히 이 사회의 주역으로 내세우고 싶었다. 그것은 꿈이기에 현실은 아니다. 그래도 나는 언젠가는 문화 혹은 그것이 함유한 한류 관련 소식들이 우리 사회 주체로 당당히 서는 날이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나름 이 자리는 그런 대로 썩 보람이 없지는 않다.
이 참에 간곡히 부탁하노니, 아래 한류홈페이지를 자주 들려주시기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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