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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

빻거나 찧거나-한독의약박물관 줄줄이 유물이야기(1)

by 여송은 2021.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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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뮤지엄톡톡의 여송은입니다.
며칠전 한독의약박물관 관람 리뷰를 포스팅 했는데요, 오늘은 전시실에서 재밌게 본 유물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좋은 유물이 정말 많아요!! 부러워요!! ㅠㅠ)

의약박물관 답게 약에 쓰이는 재료를 다루는 다양한 도구를 볼 수 있는데요,
그 중 이번 포스팅에서는 약재(藥材)를 빻거나 찧는데 사용하는 도구만 모아 보았습니다.

대표적인 도구로는 약연(藥碾)이 있습니다!
어떤 기능을 갖는 지 궁금할 때는 이름의 한자를 풀어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요,
藥 : 약 (약)
碾 : 맷돌 (연)
으로 이름에서부터 어떤 기능을 가진 도구인지 감이 오시죠?!

네! 맞습니다!
약을 갈 때 사용하는 도구 입니다.

석제약연 石製藥碾 조선19세기


실제 모습을 보니 약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바로 감이 오지요!
1. 움푹 파인 곳에 약재를 넣는다.
2. 나무손잡이를 잡는다.
3. 주판알 같이 생긴 둥글 넓적한 연알을 굴려준다.

위 사진에 있는 약연은 화강암으로 만든 것으로, 흥선대원군 집에서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 길이가 70cm 정도로 매우 크고, 모서리 부분까지 아주 세심하게 신경써 약연이 아주 반질반질 합니다.

놋쇠약절구 鎭鍮藥臼 조선18-19세기


전체 높이가 21.0 정도 되는 아담한 크기의 약절구 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놋쇠로 만들어 색도 아름답고, 또 잘 깨지 않기 때문에 실용성까지 갖추었습니다.

이 약절구가 분명 절구이긴 절구인데, 조금 특이하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아마도 절구의 뚜껑 때문일 겁니다!
오잉! 절구 뚜껑이라니!

약재를 찧을 때 밖으로 튀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절구 뚜껑을 만들어 덮어 놓았습니다.
오! 센스가 돋보입니다.

“토깽이씨가 절구에 뚜껑을 만들어 덮어준 덕분에 귀한 약재를 하나도 흘리지 않고 잘 빻았소! 고맙구려~!”

미니미 유발과 유봉
다양한 종류의 약연
거북형약맷돌 龜形藥磨石 고려12-13세기 너비33.0cm 높이18.0cm / 불로초약맷돌 不老草藥磨石 고려12-13세기 지름28.5cm 높이20.8cm


박물관에서 근무하면서 맷돌은 많이 봤다고 자부했는데, 한독의약박물관에 오니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격이었습니다.
당연히 약재를 위한 맷돌이고, 거기에다 시대가 무려 고려시대...!

그럼 그냥 맷돌하고, 약맷돌은 어떻게 구분할까요?
저도 잘 모릅니다.
그런데 제가 봤던 약맷돌은 일반 맷돌에 비해 대부분 크기가 작습니다. 또 화려합니다!
다시 말하면 약맷돌은 일반 백성들이 사용한게 아니고 왕실이나 상류층에서 사용했을 겁니다.

왜냐면 일반 백성들은 먹고 살기 위해 맷돌을 돌렸기 때문에 겉모양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겠지요.
맷돌에 문양을 조각하는 시간에 맷돌을 10번은 더 돌려 빨리 끼니를 해결했을 겁니다.ㅎㅎ

“여보!! 지금 뭐하시는 거여요? 맷돌에 왜 토끼를 파고 있어요~~~!!
어유 진짜!! 나가서 진짜 토끼를 잡아 와요!!”

 

한독의 상징으로 사자가 약을 빻고 있는 모습이다.

 

한독의약박물관 캐릭터 ‘여니’ 약을 빻고 있는 사자를 캐릭터화 한 것 같다. 그런데 왜 이름이 ‘여니’일까.


오늘은 약을 찧거나 빻거나(빻거나 찧거나?ㅎㅎ) 하는 도구를 보았는데요, 당연히 제가 소개해 드린 유물 외에도 전시실 안에는 많은 약연과 약맷돌, 유발, 약절구가 있습니다.

앞으로 다른 유물들도 조금씩 천천히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 감사합니다!😃


* 관련글 : 숨겨진 명약을 찾아라! <한독의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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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 한독의약박물관 도록(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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