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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사우디 임시공휴일, 메시아 리오넬 메시의 선물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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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루사일의 기적'에 환호한 사우디아라비아…국경일 선포(종합)
이대호 / 2022-11-23 01:21:45
사우디, 아르헨 2-1로 격파…대회 최대 이변 연출
두바이 국왕까지 "아랍의 기쁨…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다"며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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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루사일의 기적′에 환호한 사우디아라비아…국경일 선포(종합)

사우디, 아르헨 2-1로 격파…대회 최대 이변 연출두바이 국왕까지 "아랍의 기쁨…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다"며 축하(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전반 10분 페널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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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카타르가 내고 기분은 사우디가 냈어"

내 지인 중에 고향 땅 산림으로 퇴거해 산 아래 독거하는 홀애비가 있어 가끔 촌철寸鐵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데, 한국시간 어젯밤 사우디 아라비아가 직전 코파아메리카 챔피언이자 어떤 말로도 찬사가 부족한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거함 아르헨티나를 2-1로, 그것도 전반에 PK로 그 메시한테 한 골 먼저 먹고도 후반 기적과도 같은 역전 드라마를 이룩하자 쓴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조별리그 첫 경기가 각 조별로 차례로 펼쳐지는 이번 2002 카타르월드컵에서 개막전에 나선 주최국 카타르가 에콰도르한테 0-2로 발림으로써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국이 개막전서 패하는 기록을 쓰는가 싶더니 이튿날에는 히잡 시위로 시끄러운 이란이 해리 케인을 앞세운 잉글랜드에 2-6으로 처참히 발렸으니 아시아 국가들이 영 맥을 추지 못하는 모습이 나 역시 아시아인으로써 기분이 좀 묘했다.

그런 와중에 사우디가 마침내 그들로서는 이번 대회 서전에서 비단 이번 대회만이 아니라 언제나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를, 그것도 뒤지다 엎어버렸으니, 동북아시아 귀퉁이 우리가 이럴진댄 저짝 중동 모래바람은 어떨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겠다.

물론 편의상 우리가 중동이라 하지만 그 사정 역시 복잡다기하기 짝이 없어 이스라엘도 있고, 같은 무슬림사회라 해도 수니파니 시아파니 해서 결이 다르며, 무엇보다 이란 같은 경우에는 그네들 스스로가 중동이라는 규정 자체를 경멸한다고 안다. 이란은 이란일 뿐, 중동으로 엮지 마라! 뭐 이런 의식이 강하다고 들었다.

암튼 이 승리에 도취한 사우디 왕세자-이 사람 우리한테도 부쩍이나 익숙한 인물이 되었다-가 오호 기분 째진다. 이 째지는 기분을 국민과 공유하고 싶노라. 낼은 국가 전체가 이 기쁨 즐긴다!!! 공휴일로 삼노라!!! 선언했으니, 현대가 요구하는 독재란 바로 이런 것이다. 그 독재는 황홀 고취 갈채로 장착하거니와, 임시공휴일 선포와 그에 따른 광란의 파티는 그 독재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봐 메시아 맞자나



저 친구 빈 살만은 명목상 왕세자지만 비실비실하는 아버지를 대신하는 섭정 황제다. 우리한테 애초 알려질 적에는 카슈크지인가 하는 언론인을 암살한 배후라 해서 이미지가 그닥 좋지는 아니했지만, 문재인시대에 부쩍 한국과 관계가 밀접해지더니, 이번 정부 들어서도 그런 농밀한 관계를 강화하는 중이다.

듣자니 저 친구는 석유 중심 산업 재편에 들어가 무엇보다 그 대안으로 문화엔터산업 육성으로 돌리는가 하면, 그 일환으로 저짝 지중해 쪽에다가 어마무시한 신도시를 개발하는가 하면, BTS 이수만 불러다가 연예산업 투자하라 촉진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월드투어 중인 BTS를 문재인한테 꼰질러 느닷없이 리야드 공연 무대에 서게 한 일도 있다.

이수만은 아예 사우디 가서 살다시피했는데, 때마침 이수만이 SM과는 정리하는 수순으로 들어간 게 아닌가 하는 움직임이 나로서는 예사롭지 않거니와, 이래저래 그 가수들 피빨아 번 돈을 사우디 쪽을 근거지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뭉하게 바라본다.

저 빈 살만, 암살자로 통하나 사우디 혹은 중동사회에서는 누구도 실험하지 못한 혁명을 하는 중이다. 여성들한테 자동차 면허증도 주기 시작했고, 공연장 같은 데 여성출입을 허용했다. 암살자이면서 해방자인 셈인데, 하긴 모든 독재가가 어쩌면 해방자 아니겠는가? 그 해방이 무엇을 위함이며 어떤 방향인지는 대개 판별에 시간이 걸린다.

메시아도 피곤한 법이다.



암살과 독재, 그러면서 해방을 기치로 내건 빈 살만이 메시를 거꾸러뜨린 기쁨도 놓칠 리 만무하다. 사우디는 헤지라 이래 저 빌 살만 시대를 맞아 1천400년 만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대중사회로 진입 중이다.

이 사건은 메시가 차지하는 위치를 역설로 가늠케 한다. 이번 일이 사우디가 아르헨을 정복한 일이겠는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라, 그들은 메시를 정복했다고 생각한다. 아르헨은 거죽이요 실질은 리오넬 메시다.

메시는 축구계에선 메시아의 재림으로 일컫는다. 펠레, 마라도나, 지단을 잇는 계보의 이론이 있을 수 없는 계승자다. 그를 무릎 꿇게 했으니, 이 얼마나 감격이겠는가?

이번 임시 공휴일은 빈 살만이 아니라 리오넬 메시라는 메시아가 이 세상에 재림해서 안긴 선물이다. 그러고 보니 메시아도 독재자구나.

 

*** 

 

마침 앞에서 말한 것과 맥락이 좀 통하는 기사가 있어 첨부한다. 

 

[월드컵] 왕따에서 인싸로…사우디 왕세자 존재감 확인 무대
송고시간 2022-11-23 11:31 장재은 기자
FIFA 회장과 개회식 동석…외신 "운명변화 단면" 해설
지정학 급변 속 '인권 유린자' 오명 벗고 국제무대 복귀

 

https://www.yna.co.kr/view/AKR20221123069700009?section=international/all&site=hot_news 

 

[월드컵] 왕따에서 인싸로…사우디 왕세자 존재감 확인 무대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카타르 월드컵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존재감 변화가 새삼 주목을 받는다.

ww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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