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그간 이곳저곳에 싸지른 삼한론을 정리하고자 한다.
삼한 전체론은 아니다. 개중 몇 가지 핵심을 적출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과거 韓, 혹은 三韓 일원이었던 신라와 백제 중 인근 小國들을 병합해간 과정은 신라에 비교적 상세하고, 백제는 거의 기록이 망실됐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와 백제본기를 종합할 때, 그리고 삼국지 위서 한전과 후한서 동이전 한전을 결합할 때, 마한 변한 진한의 삼한 중 마한이 종주국이었던 듯하니, 그런 마한은 박혁거세~온조왕 시대에 멸망하고 만다.
혹자는 삼국지와 후한서 기록을 들어, 후한시대 혹은 삼국시대에 삼한이 실체로써 존재했다고 말하나, 내가 누누이 말했듯이 삼국지와 후한서를 봐도, 마한을 필두로 하는 삼한은 이미 정치체로서, 혹은 연맹체의 두목으로서의 자격은 이미 망실한 상태다.
삼국지와 후한서가 기록한 삼한 혹은 마한은, 그 중심이 형해화하고, 그것이 세포분열을 일으켜서 그 군국郡國, 혹은 제후국 일원이었다가 독립한 열국列國들이 주인공일 뿐이다.
이 점이 소위 삼국사기 초기기록 신빙성을 논할 때, 그리고 언뜻 파열음을 내는 듯한 중국 관련 기록과의 충돌 문제를 다룰 때 중요하지만, 얼이 빠진 고대사학도라는 놈들은 이 평범한 사실도 모른 채, 진수가 삼국지를 편찬하던 당시에도, 혹은 그것이 무대로 삼은 중국 삼국시대에 삼한이 존재한 것으로 본다.
다시금 말하지만, 삼국지와 후한서 어디에도 정치 구심체로서의 삼한은 없다. 이미 멸망해 버린 상태에서, 과거 그 삼한에 속한 78개 國이 있을 뿐이다. 이는 마치 무엇과 같은가 하니, 東周시대 중국 사정과 같다.
우리가 춘추전국시대라 하지만, 그 춘추전국을 구성한 일원들은 과거 周 왕조에서 분봉받은 제후들이 이룩한 國들을 말한다. 춘추전국시대에 동주는 명맥은 이었지만, 아무도 동주를 쳐다보지 않았다. 있는둥마는둥했다.
삼국지와 후한서가 그리는 삼한시대 한반도는 이와 대단히 흡사하니, 다만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그 명목상 오야붕인 周 왕조는 존재했지만, 한반도는 그 중심이었던 마한왕, 혹은 진왕辰王은 이미 없어진 상태라는 사실이다.
(2017.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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