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3/08/03/LRPINCEU4FG7PF3NE6VUZEA7SU/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던 상온초전도체 문제가 연일 흥미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이 발견이 사실인지 여부를 말할 능력은 없다. 내 전공도 아니고 따로 공부해 본 것도 아니기 때문.
다만 이 보고가 정식 논문 출판이 아니라 연구자 심사 없이 온라인 출판하는 사이트에 먼저 올라간 것을 생각 좀 해보자면.
이런 방식으로 출판한 것 자체는 이 물질이 진짜냐 아니냐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본다.
필자들은 이 발견이 확실한 팩트이고 더우기 copyright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과도 관련 있다고 본다면, 논문 심사 자체도 보안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논문심사과정이란 복수의 해당 분야 전공자들에게 일정기간 정보를 깜깜이 상태로 노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유출될 가능성이 꽤 높다.
정식 출판을 거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노출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최대한 빨리 보고를 서두른 것은 저자들로서는 이 사안의 성격을 고려하면 경우에 따라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그런 종류의 출판물을 preprint 라고 부르는데 그 출판 자체가 그러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사안의 중대성과 경제적 가치를 생각하면 그 발견이 팩트이냐 아니냐는 추가 실험으로 검증될 문제이지 정식 출판을 거쳤냐 아니냐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이 발견이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일단 매우 흥미롭고 귀추가 주목된다.
*** Editor's Note ***
이 사안이 미칠 여파는 자못 커서 관련 학회가 검증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초전도학회 "상온 초전도체 검증위원회 발족…샘플 제공시 검증"
송고시간 2023-08-02 15:21
검증위 "논문·영상 통해 본 LK-99 상온 초전도체라 할 수 없어…국내 연구실들 재현 연구중"
https://www.yna.co.kr/view/AKR20230802105600017?section=search
이 사안에서 우리가 지켜봐야 하는 대목은 아이디어 유출을 염려해, 이것이 내 아이디어다, 창발자는 나다! 라는 표식을 하기 위해 저런 방식이 종종 통용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성 싶다.
이것이 결국 표절 때문인데, 예컨대 심자가가 이건 정말 기발하고 돈 되는 연구다 했을 때, 그것을 말이 안 된다며 퇴짜를 놓고 그것을 본인이 본인 아이디어인 것처럼 속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으며, 실제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이 블로그에 오른 글은 물론이고, 내가 다른 sns에 싸지르는 글도 왕왕 무단 표절되는 현상을 보는데, 하물며 저런 중대할 수 있는 과학계 사안이야 오죽 하겠는가?
이런 문제가 대학사회에서도 만연해서 예컨대 대학원수업 시간에도 창발성 있는 발표가 그런 식으로 도둑질당하기도 한다.
이건 일찍이 내가 겪은 일인데, 모 대학원 재직시절 그에서 발표한 내 생각 중 일부가 동료 대학생원생이 도둑질해서 지것처럼 쓰는 일도 보았다.
결국 표절이다.
인류문화사는 표절과의 싸움이다. 어떻게 표절하느냐 표절당하지 않느냐 이 싸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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