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20세기 이전 수 많은 교육기관이 있었다.
서당, 서원, 향교, 그리고 성균관이 있었다.
여기서 20세기 이후 정규 교육기관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한 경우는 몇이나 될까?
놀랍게도 그 숫자는 1이다.
성균관만 살아 남았다. 그것도 사립으로.
20세기 이전, 그 많던 교육기관이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왜 20세기 이전의 교육기관들은 20세기의 개막과 함께 모두 다 살처분되어버렸을까?
조선땅에는
1920년대까지도 서당이 2만 5천개,
대원군의 서월철폐령 이전까지 서원수가 1700개에 달했다.
이 많은 수의 교육기관이 단 하나도 20세기 이후 근대적 교육기관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소멸해 버렸다.
그 폐허 위에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 일제시대의 식민지교육: 보통학교, 고등보통학교, 전문학교이다.
***
근대적 교육기관으로 전환에 실패한 전통시대 교육기관 중 상당수, 혹은 일부는 문화재 혹은 세계유산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아 박제화한 길을 걷고 있다.
원형유지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못 하나 제대로 치지도 못하는 그런 껍데기로 미라 같은 시절을 보낼 뿐이다.
그런 기능을 회복하겠다면 더러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하는데 공맹을 가르치고 예절교육이나 하니 제대로 부활할 날이 있겠는가?
왜 우리는 맨날 예절교육만 하고 예절교육만 받아야는가?
거기서 칸트를 논하고 소녀경을 읽을 수는 없는가?
덧붙여 서원 향교를 기반으로 근대적 학교 전환을 한 데가 없지는 않다.
조금 다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향교나 서원 위토를 기반으로 해방 후에 학교를 세운 경우는 제법 있지 않나요. 제주만 해도 제주향교 재단이 제주중학교 설립을 주도했고.(강민경)
심곡서원도 학교로 전환한 사례에 들어갈 것 같아요. 심곡서원과 심곡학원이 지금은 사이가 안좋지만 어쨋든 서원으로 인해 심곡학원이 설립되었고 현재 문정중학교가 운영되고 있어요. (이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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