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을 달리하나 묘하게 닮은 남송南宋과 백제百濟

남송과 백제는 존속한 기간도 다르고 장소도 달리하는 왕조로 비교가 어려울 듯하지만, 남송 역사를 보면 백제사와 관련하여 매우 의미 심장한 부분이 있다.

때는 바야흐로 정강의 변-.

오대의 혼란을 종식하고 중국을 통일하여 160여년간 번영한 북송은 휘종-흠종 대에 이르러 금의 침공에 궤멸적 타격을 입고 수도 개봉부가 함락되는 비운을 맞았다.

이때 북송이 얼마나 큰 타격을 받았는가를 하면 당시 휘종의 비, 후궁, 왕자에 이르기까지 깡그리 납치당하여 금으로 끌려가는 통에 황실 적통의 씨가 마를 지경이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시 휘종의 처첩과 왕자 등 직계존속 등 금으로 납치된 사람이 수만 명에 달했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강남에서 휘종의 아홉번째 아들인 조구가 남송 초대황제로 즉위할 즈음에는 그 많던 휘종 아들 중에는 황위에 즉위할 만한 조구를 제외하고는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았다.

송은 황위계승이 여러모로 특이한 점이 있다.

우선 북송 황제들은 모두 개창주인 태조 조광윤 후손이 아니라 그의 동생 태종 조광의 후손이다.

이는 태조가 죽기전 자기 아들이 너무 어려 황위를 장성한 자신의 동생에게 물려준 때문인데 (이에 대해서는 이설도 있어 태종이 태조를 독살하고 황제가 되었다고도 한다.) 아무튼 북송 내내 황위는 조광윤이 아니라 조광의 후손들이 대대로 황제로 즉위한 것이다.

남송 고종 역시 조광윤이 아니라 조광의 후손이었다.

한데 조광의 후손이 개봉 함락 때 거의 몽땅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금나라에 피납되면서 당시 남송에는 고종을 제외하면 조광의 직계는 씨가 마를 정도가 되어 버린 것이다.

고종은 자신의 후사로 뒤를 잇고 싶어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 황족 중에 한 사람을 양자로 입적해 황위를 잇게 했는데 그가 바로 남송 효종이다.

그런데 효종은 조광의 후손이 아니라 태조 조광윤 후손이었다. 조광의 후손이 몽땅 금나라에 끌려간 덕에 조광윤 후손은 150년 만에 다시 황위에 올라 대를 잇게 된 것이다.

송 효종. 정상적이라면 절대로 황위에 오를수 없었겠지만, 조광의 후손이 몽땅 금나라로 끌려가는 통에 남송 2대 황제로 즉위할 수 있었다. 그는 송 태조의 무려 7대손이다. 광무제가 전한 경제 6대손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남송 효종이 얼마나 극적인 즉위를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말하자면 남송황제들은 혈연으로 볼 때 전한과 후한 황제 정도로 서로 달랐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 편집자注 ***


필자가 아마 475년, 왕도 한성漢城이 함락되고 개로왕이 참살당하고, 8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포로로 잡혀가면서 개막한 웅진시대 이래 백제왕가를 논하려 하는 서문으로 삼지 않았나 모르겠다.

개로왕이 비극적 죽임을 당하고 왕족이 깡그리 멸망하면서, 그렇지 아니하면 왕위는 언감생생 꿈도 꾸지 못할 문주가 왕위를 이었으니, 그런 문주의 시대도 오래가지 못하고 피살로 끝나고 만다.

그렇다가 시간이 조금 흘러 어찌어찌하다 쿠데타 정국 소용돌이에 사마가 대권을 잡게 되는데, 이 사마야말로 진짜 개로왕 혈통이었다.

하지만 이 사마 역시 개로 후손이라 하지만, 양아버지가 개로 동생 곤지요, 더구나 첩실 아들이라는 점에서 정상적인 왕위 계승은 아니었다. 이런 얘기들로 들어가는 입구로 삼지 않았나 한다.

필자가 말하는 정강靖康의 변變, 혹은 정강사변靖康事變 Jingkang Incident 은 아래 참조.


https://en.wikipedia.org/wiki/Jingkang_incident

Jingkang incident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