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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정치체제를 설명하는 용어로 왕권과 신권이라는 것이 있다.
여기서 신권이라는 것이 좀 모호한데,
신권이 신하의 권력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신하의 권리를 의미하는 것인지가 모호하다.
대개 인권이라고 하면 시민의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신권이라고 하면 후자, 신하의 권리를 떠올리기 쉬운데
신권이라는 용어를 쓰는 측에서는 신하의 권력을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신하의 권리를 의미한 것인지 아리송하다.
간단히 말하면
신하의 권리라는 것은 동아시아의 왕조 체제에서는 출현하기 어렵다.
신하가 왕에게 적극적으로 간하고
정치결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해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절대권력인 왕권을 보필하기 위한 명분이지
신하의 권리라고 주장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당시 사람들은 신하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녹을 먹는 의무.
조선정치체제에서 왕과 신하 사이에 보이는 대립을
왕권과 신권의 대립으로 보는 것은
마치 서양사에서 마그나 카르타에 나오는 신하의 권리를 연상시키게 하는 기술인데,
왕과 신하 사이에 대립이 있었을지라도
조선 정치체제에서 이러한 대립은
마그나 카르타에서 주장한 신하의 권리와는 다르다.
신권이라는 말이 정확히 정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남발되는 것 같아 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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