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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신석기시대 인구격감은 페스트 이유 하나 뿐인가

by 초야잠필 2024.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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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단장께서 올려주신 근간 신석기 시대 인구격감 원인으로 페스트를 든 데 대한 소감이다. 

우선, 신석기시대 인골에서 페스트 균을 유전학적으로 확인한 일은 대단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인골에서 확인했다는 것도 의미 있다. 

페스트 균 활동이 신석기시대에 이미 인류를 위협하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문제는-. 

신석기시대 인구격감 원인으로 페스트 하나만을 들었겠는가 하는 점이 되겠다. 

신석기시대는 다들 아시다시피 소위 말하는 신석기시대 농업혁명이 있었고,

농업에 의해 정주촌락이 형성되고 생산력이 급증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신석기시대에 정작 생산성 제고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 사람들의 건강상태가 좋아지지 않고 악화되는 징후가 있다는 것은 

이미 인류학자들이 간파하고 이 문제에 대해 여러 번 논의가 있었다. 

농경이 시작되었는데 건강상태가 되려 나빠지는 이러한 일종의 파라독스는

사실 농경과만 관련된 것은 아니며, 
도시화와도 관련이 있다. 

도시화는 인류 발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도시민들은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되지만, 

정작 도시화 과정에서 도시민들이 건강상 상당한 위해를 받게 되는 것은

이 또한 인류학자들이 고인골의 연구에서 여러 번 지적한 바와 같다. 

따라서-. 

신석기시대에 인구가 감소하고, 

건강상태가 나빠지고 생명에 위협을 더욱 많이 느끼게 된 것은

단순히 페스트균 하나 만으로 그 원인을 돌리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다. 

농경의 시작, 도시화와 같은 인류 역사의 발전사를 

우리는 모두 인간에 대한 혜택의 측면에서만 바라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경과 도시화가 사람들 건강에 위해가 됨에도 불구하고, 

무엇 때문에 인류는 농경과 도시화에 더 매진했겠는가, 

앞서 이야기한 페스트 역시 
농경으로 인해 사람들이 정주생활 하게 되고 인구밀도가 높아지면서
감염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 탓에

사람들 사이에 많이 발병하게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농사를 계속 짓고 도시를 건설하고 정주생활을 지속했는가. 

이것이 사실 페스트의 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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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촌토성의 해자. 사람들이 도시를 건설하고 모여 사는것은 분명 이득이 되기 때문이지만 반대로 감염성 질환-. 전염병이 일어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농사를 짓고 모여 살고 도시를 건설하는 쪽으로 달렸을까? 연구자라면 이런 의문에 답을 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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