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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한국미에 대한 회고

by 초야잠필 2024.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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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시간이 나면 딴 것 할 일도 없고 하니

왠만하면 국립박물관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거기 있는 도서실에서 책을 볼 때도 있고 

전시도 자주 본다. 

뭐 그렇다고 해서 자랑이나 하려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그러니 문외한으로서 한국미에 대한 소감 한 자락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써 본다. 

필자의 젊은 시절을 돌이켜 보면
"우리것이 좋은것"에 "신토불이"의 시대로 시작했다. 

뭐 여기까지는 좋다. 그때까지도 한국문화에 대한 비하가 더 우세했던 때니까, 

열등감에 대한 극복은 과보상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그건 이해한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흘러,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우기더니, 

그 다음으로 나온 이야기가 아예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이야기였다. 

도대체 아는 만큼 보인다는 소리가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인다고 이야기 하는 건 거짓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훈련받은 전공 덕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일단 사기꾼으로 보는 습관이 필자에게는 있다. 

그런데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미안하지만 그렇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주장하는 한국미, 

나는 한번도 아름답다고 느낀 적이 없다. 

소위 한국미와 문화를 잘 안다고 하는 양반들이 이렇게 보라고 찔러주는 이야기에 

제대로 공감한 적이 별로 없다는 말이다. 

필자가 무식하다고 해도 좋다. 

그런데 별로 아름답지 않게 보이는데 어쩌겠는가. 

필자는 아마 필자와 비슷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본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이야기하는 건 필자처럼 무식한 사람이나 거리낌 없이 이야기 하는 법이다. 

아무튼-.

아름답지 않은 것을 아름답다고 우기는 것까지는 좋은데,

제발 안 보이는 것도 알면 보인다고 좀 우기지는 말았으면 한다. 

안 보이는 건 없는 거고, 

공부한다고 뵈는 게 아니다. 

없는 걸 공부한다고 보인다면

그걸 우리는 세뇌라 한다. 


물론 종묘는 아름답다. 그건 나도 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헛소리 없이도 마음으로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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