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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썩어버린 양상추에 엎어버린 나락, 저주받은 한반도

by taeshik.kim 202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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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내가 간여하는 연합뉴스 한류 홈페이지 k-odyssey도 그렇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멋진 한국, 빛나는 한반도를 내놓고 자랑하고 싶지, 구린내 풍기는 것들로 이것이 한국의 대표상품이라 선전하겠는가? 아픈 데는 숨기고 자랑할 만한 것들을 내어놓기 마련이라 단언커니와 한반도는 저주받은 땅이다.

 

가을장마에 썩어문드러진 양상추. 농민은 더 속이 타들어간다. 양지웅 기자

 

하긴 이 관점에서 저주받지 아니한 지구촌 있겠는가? 기후 기상조건이라 하지만, 그것을 기반으로 한반도는 금수강산이라는 신화가 양산되고 강고하게 구축되었지만, 유사 이래 한반도가 거친 과정을 보면 기상이변 아니었던 적 한 번도 없으니,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사관이 정상에서 벗어난다고 간주한 이상異常을 적어놓은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우리가 지금은 이변異變이라 하지만, 이는 정상을 준거점으로 삼거니와, 하시何時라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대목이 그 정상이라는 것은 지구상, 단군조선 이래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은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통계가 발달하지 못한 전근대에는 통계라고 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 편의상 경험치라 하자. 기상학 지식과 정보가 없던 그 당시에는 켜켜이 쌓인 그 경험치로써 여름이 시작할 무렵에는 장마가 왔고, 그런 장마가 떠난 뒤에는 다시금 되돌이 장마가 있으며, 이후 무더위에 나락이 피고 곡식이 낱알을 맺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그러다 보면 가을이 오고 겨울이 닥침을 알았다. 

 

이걸 어디다 쓴단 말인가? 거름이나 할 뿐이다. 양지웅 기자

 

이 경험치 평균치가 곧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이라, 다만 그 세부를 보면 그 어떤 해도 기상 혹은 기후 혹은 날씨가 단 한 번도 이 정상을 따른 적은 없었으니, 그것은 정식 혹은 정칙이 없기 때문이다. 

금수강산 한반도는 실상은 적어도 17세기 중반 이래 박정희 정권에 의한 사방공사가 성공하기까지는 성립할 수 없었으니, 적어도 300년 400년이나 우리한테는 금수강산이 있을 수가 없었다.

온국토는 황무지요, 특히나 산은 천둥벌거숭이였고, 그리하고 비가 조금만 왔다 하면 토사가 하상을 막아버린 강과 내는 범람을 거듭했거니와, 그런 범람이 만든 풍광 중 하나가 바로 김정식 소월이 그리 노래한 백사장이었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백사장을 우리가 간직해야 하는 전통 혹은 경관이라면서 이명박 사대강사업 때인가? 그것이 망가진다 고 그래서 막아야 한다고 나선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니, 이런 코미디가 어디 있을까 싶다. 

 

 

엎어버린 나락

 

올해는 가을장마가 심했다. 그에 따른 참상이 이곳저곳에서 쏟아져 들어온다. 강원본부 양지웅 기자 르뽀를 보니 그곳 양상추가 썩어문드러졌으니, 이걸 어찌한단 말인가?

그런가 하면 저쪽 곡창지대라는 호남 쪽에서는 병충해에 찌든 나락논을 수확 직전에 농민들이 갈아엎어버리고선 재해지역? 이런 걸 선포해달라 요구하는 소식도 있었다. 

저주받은 한반도 그 표상은 비다. 이 비라는 요물이 와 줘야 할 때는 오지 않고 오지 않아야 할 때는 왕창 쏟아붓는 까닭이다. 

자연? 환경? 그건 쟁투의 대상이다. 때론 정복하고 때론 타협하며 때론 굴종해야 하는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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