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아일랜드 전문가를 자처하기 위함이 아니다.
이곳을 잠깐 댕기며 보고 들은 것들을 가끔씩 무슨 거창한 전문가나 되는양 거덜먹하며 소개하는 데 지나지 않거니와
이런 행세가 꼴불견하면서도 이렇다 할 반론이 없는 까닭은 첫째 대꾸할 가치가 없고 둘째 나 역시 저짝에 관심이 있기는 하나 관심분야가 전연 달라 건딜기 저어되고 셋째 여직 아일랜드가 대한민국에는 생소 미지와 동일시하는 까닭일 터다.
시중에 아일랜드 역사문화 소개를 표방하는 책자가 몇 가지 없지는 아니해서 다만 신뢰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흥미는 있으나 여행안내기 수순이고 혹 그것이 아니라면 한 쪽에 치중해 너무나 근엄하게 바라본다는 것이며
그에 더불어 안식년 같은 제도 이용해서 주로 더블린 소재 트리니티 칼리지 잠깐 체류생활을 한 이들의 평이한 내용이라
내 성엔 전연 차지 않으니 그런 가운데서도 유독 이 두껍한 책자가 보여 목차 정도만 살피고는 그냥 집어왔다.
가끔씩 아일랜드 풍광 소개할 때나 개망신은 당하지 않을 요량으로 이용하고자 한다.
내가 이짝에 관심을 둔 분야는 여러 종자라 우선 무늬만 영문학도로 그 남상 중 하나를 지나칠 수 없고 둘째는 19세기 중반 감작흉작에서 비롯하는 대기근은 인류사 비극으로 그 여파는 세계를 들썩였고
셋째는 영국을 겨냥한 내셔널리즘 아이리시 아키올로지라 타도 스톤헨지에 숨은 그 힘이 또다른 관전거리다.
나아가 컬트문화 역시 빼놓기는 아까우며 덧붙여 골뱅이는 미답으로 남겨놓았다.
이리 말하고 보니 벌써 거창해졌지만 가볍다.
저자들이 이 지역 정통 역사학도들이라 우선 신뢰를 주어 골랐다고 말해둔다. 다만 저자들이 이미 고인이 된지 오래라 그 점이 아쉽다.
***
이 책 서지사항은 아래와 같다.
《아일랜드의 역사》, 부제 <도전과 투쟁, 부활과 희망의 대서사시>
테오 W. 무디·프랭크 X. 마틴 저/박일우 역 | 한울아카데미 | 2009년 09월 30일
576쪽 | 3만2천원
테오 W. 무디 (Theo W. Moody, 1907~1984)는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 교수를 지냈으며, 프랭크 X. 마틴 (Frank X. Martin, 1922~2000)는 더블린 유니버시티 칼리지 교수를 지냈단다.
역자 박일우 (Park Il-woo,朴一愚) 씨 경력이 조금은 의외라, 한양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골드스미스컬리지(런던대학교)에서 음악인류학 음악석사·박사를 수료했으며 이 책 출간 당시에는 중앙대학교에서 세계음악사를 강의 중이었단다. 이런 사람이 어떤 인연으로 이 책을 번역하게 되었는지는 아마 본문에 나올 법한데 아직 내가 손을 대지 못했다.
이런 책이 발간 10년이 지나도록 초판조차 소진을 못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The Course of Irish History 라는 제목으로 발간된 이 책은 저자들 사후에 계속 증보가 이뤄지는 듯
Paperback – Illustrated, September 16, 2012
by Patrick Kiely T. W. Moody (Editor), F. X. Martin (Editor), Dermot Keogh (Editor)
이 나왔단다. Dermot Keogh라는 사람이 나중에 붙어서 증보판을 이어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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