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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아카데미상 시상식으로 더 정신없는 월요일

by taeshik.kim 2019.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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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짧은 부장질 경험에 의하면 매주 월요일, 특히 그 오전은 언제나 정신이 사납다. 이리저리 밀려드는 기사는 제대로 된 데스킹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게 아니라 해도, 가뜩이나 우리 공장 편집국 부장들은 거개 사정이 이래서, 스스로 말하기를 "송고키 누르는 기계"라 자조하기도 한다. 




그런 오늘은 일정이 더 사나웠으니, 한국시간 오전 10시 미국 LA에서 올해 제9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 공장은 LA에 특파원이 있다. 따라서 특파원이 처리하면 될 일이라 하겠지만, 업무 특성을 따져, 서울 본사에서 처리할 것은 처리한다. 


미국 중심 아카데미 시상식이야 워낙 대중성을 추구하는 까닭에 예술성 위주인 칸 영화제와는 결이 왕청나게 다르다. 이런 영화제를 안이하게 LA에 특파원이 있다 해서 그에게 다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건 기본으로 따지면 영화 업무다. 따라서 이 업무는 국제부에 소속된 현지 특파원보다는 영화를 전담하는 이쪽 본사 문화부에서 전담 처리하는 것이 더 순리다.  


비단 올해만 아니라, 거개 아카데미 시상식 관련 기사 처리는 이런 시스템이다. 다만 올해는 옥철 특파원도 거들기로 했으니, 시상식장 주변 스케치는 쓰겠다 해서, 이 부문은 그쪽에서 전담하기로 하고, 나머지 여타 업무는 문화부 영화전담팀이 하기로 업무 분장이 이뤄졌다. 


'보헤미안 랩소디'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라미 말렉



그리하여 영화팀장 조재영 차장과 같은 영화팀 이도연 기자가 시상식 생중계를 보면서 취재를 시작했다. 점심을 넘기면서 말이다. 올해 시상식 중계는 TV조선에서 독점했다. 이런 큰 영화제 행사는 주요 시상 내역은 그때그때 그것으로써 단발로 처리하되, 나중에 그 하이라이트들인 남녀우주연상과 감독상, 작품상이 발표되면 그것까지 합쳐서 종합기사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아가 그해 시상식에서 드러난 경향 같은 것을 별도로 짚는 해설박스 기사를 붙이기도 한다. 


올해 우리가 총결한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 기사에 잘 정리했다고 본다. 


'화합·균형·다양성' 택한 아카데미 시상식…'보랩' 4관왕

'로마' '그린 북' '블랙 팬서' 각각 3관왕…작품상 '이변' 평가도


오늘 우리 공장은 아래 수상 목록 중에서도 저들 메인상 시상에 앞서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별도로 다루었다.  



시상식장의 레이디 가가. 이 모습 낯이 영 설다.



▲ 작품상 = '그린 북'

▲ 감독상 = 알폰소 쿠아론('로마')

▲ 남우주연상 = 라미 말렉('보헤미안 랩소디')

▲ 여우주연상 = 올리비아 콜맨('더 페이버릿')

▲ 각본상 = '그린 북'

▲ 각색상 = '블랙클랜스맨'

▲ 남우조연상 = 마허셜라 알리('그린 북')

▲ 여우조연상 = 리자이나 킹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

▲ 편집상 = '보헤미안 랩소디'

▲ 촬영상 = '로마'

▲ 미술상 = '블랙 팬서'

▲ 의상상 = '블랙 팬서'

▲ 분장상 = '바이스'

▲ 시각효과상 = '퍼스트맨'

▲ 음악상 = '블랙 팬서'

▲ 주제가상 = '셸로'('스타 이즈 본')

▲ 음향편집상 = '보헤미안 랩소디'

▲ 음향효과상 = '보헤미안 랩소디'

▲ 외국어영화상 = '로마'

▲ 장편 애니메이션상 =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 단편 애니메이션상 = '바오'

▲ 단편영화상 = '스킨'

▲ 장편 다큐멘터리상 = '프리 솔로'

▲ 단편 다큐멘터리상 = '피리어드. 엔드 오브 센텐스' 


저런 자리에 우리 영화 혹은 영화인도 초대를 받아 시상을 하거나, 혹은 수상 후보로 올랐으면 하지만, 아카데미상은 여전히 보수적이라, 미국 백인 중심주의 성향을 보인다. 멕시코를 무대로 삼은 스페인어 영화 '로마'가 선전하고, 흑백간 갈등과 그 조화를 전면에 내세운 '그린 북'은 최고 영예라 할 작품상을 수상했지만 여전히 벽은 높다고 평가된다. 


방탄소년단이 우리에겐 꿈이기만 한 빌보드 정상에, 그것도 두 번이나 올랐듯이, 저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한국영화와 한국영화인이 주역으로 서는 날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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