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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대는 잘 모르시겠지만
필자의 세대가 익숙한 미드 중에 뿌리라는 작품이 있다.
서아프리카에서 잡혀와 노예가 되고 그 후손의 후손이 이어져
현대 미국의 작가가 된 집안의 이야기인데
알렉스 헤일리라는 작가가 자신의 경험담을 적은 실화 반 픽션 반의 소설이라 하겠다.
이 소설은 티비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공전의 히트를 쳤었는데
한국에는 소설의 단계가 아니라 미드의 단계에서 수입되어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여파를 미쳤다.
이 드라마는 사실 미국 60년대 흑인민권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할 만한데
60년대의 민권운동으로 각성한 흑인들이 망각 속에 묻혀있던 자신의 뿌리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이 소설의 작가는 그 뿌리를 1767년,
아프리카에서 사로 잡혀 노예가 된 쿤타킨테라는 사람에게 까지 거슬러 올라가 찾게 된다.
물론 족보 한 장 없는 상태에서 구전에 구전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마지막 찾은 쿤타킨테의 이야기를 아프리카에 남은 자신의 부족 구전 역사 속에서
나무하러 갔다가 사라져 버린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전율하는 장면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 소설-드라마는 많은 흑인들에게 자신의 뿌리에 대한 영감을 주어
농담처럼 "우리는 원래 아프리카에서는 왕족이었다"는 생각,
원래 노예가 되기 전에는 고귀한 신분이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기폭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16-17세기까지도 대다수가 노비였던 나라에서
19세기에는 모두가 양반으로 끝나버린 그 심리와 상통하는 바 매우 큰 소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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