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중 치병이 전공인 약사불(약사여래)은 인기가 특히 높았던 부처라.
요새의 관념으로 약사불의 약사는 의사에 해당한다.
나아가 의사라는 말이 그때도 있었음에도 굳이 약사라는 말을 썼으니 이는 아마도 약사라는 말이 주는 친근성이 더 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더불어 전근대에 요즘의 의약 분업과 같은 나와바리 관념이 분명한 것도 아니었으니 둘이 착종하는 가운데 아마도 약사가 더 쓰임이 크지 않았나 상상한다.
주례周禮 천관총재天官冢宰에는 요즘의 수상이나 국무총리 정도에 해당하는 관직인 천관총재가 관장하는 산하 관직을 나열하면서 다음과 같은 구절이 보이니, 이에서 보듯이 의사라는 말은 우리 생각보다 연원이 대단히 깊다.
醫師:上士二人,下士四人;府二人,史二人,徒二十人。
食醫:中士二人。
疾醫:中士八人。
瘍醫:下士八人。
獸醫:下士四人。
요즘의 의사가 여러 분야로 세분했음을 엿보이는데, 수의사 역시 이미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수의 중에서는 마의馬醫가 다른 문헌을 보면 특히 자주 보인다.
번역은 따로 필요없을 것이나, 그래도 부연하자면 의사가 꽤나 호화로운 진영을 자랑함을 볼 수 있거니와, 요즘의 대통령 전담의 정도로 이해하면 될 성 싶다.
이런 황제 전담 의사는 제일로 높은 상사가 2명이니, 투 톱이었음을 알 수 있고, 그 아래로 새끼 의사들인 하사가 4명이 있다 했다.
府는 여타 주석을 참조해야 할 것 같고, 史는 황제의 질병 여타 기록을 정리하는 서기였을 듯하며 徒는 시다바리들이 아닌가 한다. (2015. 5. 24 글을 손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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