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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에어컨으로 생각하는 중앙집권과 지방자치

by 한량 taeshik.kim 2020. 7. 15.

 

여자들에게 사무실 에어컨 바람이 추운 이유

젠더 데이터 공백 분석한 책 '보이지 않는 여자들' 출간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왜 유독 여자들에게 여름철 사무실의 에어컨 바람이 춥게 느껴질까. 일부 국가에서 '성 중립' 화장실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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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 표제와 직접 연동하는 본문은 다음이다.

 

표준 사무실 온도를 결정하는 공식은 몸무게 70㎏인 40세 남성의 기초대사율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적정한 온도보다 평균 5도가 낮다. 

 

체질에 따른 차이가 크기는 하겠지만, 성별로 보아 여성이 대체로 남성보다 에어컨에 민감하다는 뜻이겠거니와, 하긴 내가 언제나 의아한 대목 중 하나다. 


틀림없이 직전 여성이 앉은 자리다.

 

남자들, 특히 나처럼 더위를 더 많이 타는 사람들이 시내버스나 지하철에서 흔히 감지하는 현상인데 대체로 여성들은 창문을 꽉 닫아두거나, 에어컨을 끈다는 점이다. 나 같은 놈은 답답해 죽을 판이다. 숨이 턱턱 막혀온다. 

 

이런 현상을 두고 남자들끼리 하는 말로 예컨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물이 많아 그렇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머리가 헝클어짐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시내버스 에어컨 구멍..여성은 대체로 이 구멍을 막는다.

 

 

성별로 보아 여성이 남성보다 대체로 더 냉한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한여름에도 선풍기 바람조차 싫어하는 여성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저 책은 모든 것이 남성 중심으로 설계된 현대 사회에 대한 고발 혹은 반란을 기도한다. 읽어보면 구구절절 무릎을 치게 만든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 대안은 무엇이냐 했을 적에는 내심 나 역시 반란한다. 


에어컨 구멍 방향이 각양각색이다.

 

저 에어컨만 해도, 나는 열과 땀이 많은 체질이라, 특히 한여름이면 냉방 같은 온도를 좋아한다. 뭐 내가 냉방병에 걸리건 말건, 언제나 내가 이런 계절이면 "나도 냉방병 앓고 싶다"는 말을 되뇌인다. 그렇다고 내가 여성 배려로 설계된 그런 사무실 같은 데서는 근무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저자는 그 반대를 감내해야 하는 여성들을 옹호하며, 그 옹호에 내가 반대하고픈 생각은 없다. 

 

돌이켜 보면 이 체질 문제는 부부 생활에도 심대한 장애를 초래한다. 체질이 다른 사람이 같은 침대에서 생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각방을 쓰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저자가 저와 같이 철저히 남성 중심으로 설계된 사회구조를 여성 중심으로 개조해야 한다고 윽박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반대가 되면 남성이 일방으로 희생해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시내버스 에어컨 구멍..여성은 대체로 이 구멍을 막는다.

 

 

솔까 답이 없다. "구글의 음성 인식 시스템은 여성보다 남성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인식할 가능성이 7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언급도 있거니와, 그렇다면 이를 여성 중심으로 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되면 남성이 희생되기 때문이다. 성별을 나누어 별도로 설계된 기계를 출시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사무공간은 성별로 나누기 보다는 나같은 체질과 그 반대편 체칠을 별도로 분리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가장 효율적인 방식은 사무공간 자체를 없애는 것 아니겠는가? 재택 근무케 하든가 아니면 그런 사무공간 마다마다 그 체질에 맞게 실내 온도도 조절하게끔 하면 된다. 

 

그래서 나는 중앙난방이니 중앙냉방이니 하는 이 중앙 통제시스템을 증오한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는 중앙집중이 아니라 봉건제다. 중앙집권이 아니라 지방자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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