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에 침묵하던 여권 유력주자 이낙연이 입을 열었다. 그가 사용한 이번 사태 피해 여성을 지칭하는 말은 '피해고소인'이라 했다.
이 말은 피해를 봤다고 박원순을 법적으로 고소한 인물이란 뜻이다. 법적으로 하등 이상한 점은 없다. 한데 누다 덜 싼 똥처럼 영 찝찝하다.
가관은 정의당 심상정이다. 내 그럴 줄은 알았다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피해호소인'이란다.
피해를 봤다고 호소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 말 듣기 따라 참말로 거북하다. 자칫 떼씀과 동의어다.
호소는 읍소다. 애걸이다. 그래서 때론 억지요 대거리다.
저 말을 정의당 대표가, 것도 입만 열었다 하면 여성 권리 혹은 성평등을 부르짖는 심상정 입에서 튀어나오는 걸 보고는 내 눈과 귀를 의심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시장과 직원으로 공존한 서울시는 더 골때린다. 이들은 죽은 시장밖에 안중에 없는지 그 피해 직원이 버젓이 그 직원으로 있는데도 이렇게 말한다.
서울시는 여성단체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를 호소한 직원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며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피해자면 피해자지 피해를 호소한 직원이란다.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면 피해자지 피해 호소인이 아니다.
한 술 더 떠 저리 말한다. 가해자 혹은 가해 혐의자가 죽고 없다. 그래서 좋다 이거 아니겠는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야 판단하겠다 이런 자세 아니겠는가 싶다.
이럴 때면 항용 말하는 무죄추정원칙은 존중되어야 한다. 다만 잣대는 같아야 한다.
유사 전례에는 가감없이 피해자라는 말을 서슴지 않던 저들이 유독 이 사안에 대해서만 피해고소인 피해호소인을 운운한단 말인가?
나는 이걸 용납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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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에 대해 부천 성고문 사문 피해 직접 당사자인 권인숙 의원은 피해자라 불러야 한다면서 "(피해자라는 단어가) 지금 상황에서 피해자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언어 선택"이라는 견해를 표명했거니와, 좀 더 자신 있는 어조가 아니라는 점이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경청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가 하면 일방적 박원순 편들기를 일삼으며 이번 사태 피해자를 두고 희죽희죽 깐죽깐죽대는 친구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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