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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뮤지엄 British Museum이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에서 뽑아다 놓은 소위 엘긴 마블 Elgin Marbles 전시실에 근자에 비치하기 시작한 소형 팜플렛이다. 근자 이곳을 찾은 어느 지인을 통해 받았다.
내가 이곳에 들른 때가 2015년 8월이라 기억하거니와 그땐 저런 팜플렛이 없었으니, 이후 어느 시기에 비치하기 시작한 듯하다.
이 엘긴 마블을 브리티시 뮤지엄은 근자 러시아인지 어딘지에 대여한 적이 있으니, 그때 역시 그리스 정부가 왜 우리 문화재를 너희가 우리 허락도 없이 함부로 대여하냐 해서 강력 반발했다. 이 무렵에 이 팜플렛을 비치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한다.
이 팜플렛은 그에 대한 소개다.
엘긴 마블이 무엇이며, 그것이 왜 원래 자리를 떠나게 되었고, 그것이 외국 각 기관에 소장된 양태는 어떠한지를 정리하는 한편, 반환을 둘러싼 브리티시 뮤지엄과 그리스 정부 사이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비교적 공정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보면 우리로서는 우선, 이런 첨예한 반환 대상 논란인 약탈 피약탈 문화재를 계속 전시 중인 브리티시 뮤지엄의 배짱이 놀랍고, 더구나 그런 반환을 둘러싼 여러 양태를 비교적 객관의 시각에서 다룬 팜플렛을 비치한 점도 놀랍게 보인다.
더 나쁜 놈들이다.
저에서 드러나는 브리티시 뮤지엄의 논리는 한마디로 제국주의의 그 논리 전형에 지나지 않는다.
짐짓 객관을 가강했으나, 그에서 표방하는 정신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보편주의라는 것인데, 그 속내를 뜯어보면,
고대 그리스 유산은 인류 보편의 유산이므로 보편성 차원에서 전시되고 홍보되어야 한다는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Elgin Marbles in the British Museum
인류 보편의 유산이라는 논리가 바로 그런 문화 상징 중 하나인 엘긴 마블을 브리티시 뮤지엄처럼 인류 보편주의를 지향하면서 컬렉션들을 세계를 향해 공개 선전하는 곳에 계속 두어야 한다는 논리에 다름 아니다.
프랑스가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끝까지 거부한 논리도 역시 이것이었다.
저 팜플렛에서는 과거 제국을 경영하며 피식민지에서 갖은 문화재를 약탈한 그 국가 관련 기관들이 표방하는 제국주의 정신, 보편주의 정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Elgin Marbles in the British Museum
*** 이는 오늘로부터 꼭 2년 전인 2017년 2월 21일 내 페이스북 포스팅을 약간만 손질 삭감해 전재하는 것으로, 현재도 내 생각에 변함이 없어 옮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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