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말선초의 사전혁파와 과전법체제의 성립을 우리는 신진사대부의 대두와 연결해서 일종의 개혁, 혁명으로 본다.
여말에는 사전과 농장이 급증하고 토지침탈이 심해 권문세가의 횡포가 심했는데
이걸 때려 엎은 것이 사전개혁과 과전법체제로 문제를 일거에 해결했다는 시각이다.
이걸 한 번 보자.
당시 사전문제는 한국만 겪던 문제가 아니고,
동아시아 모든 지역에서 공통으로 골머리를 썩던 문제였다.
정확히는 중국은 균전제 붕괴 이후,
일본은 율령체제의 붕괴이후부터 이미 공전이 무너지고 사전이 급증하여 사회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는데
이러한 상황은 우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우리의 후삼국의 혼란과 무신 정변 등도 모두 그러한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동양 삼국 중 이 위기를 우리처럼 사전 문서를 다 태워버리고 공전일색으로 바꾸어 해결했다고 하는 나라는 아무도 없다.
과전법 체제가 정말 기록대로
사전을 일체 혁파해버리고 공전으로 되돌린 것이라면
이건 혁명이 아니라 반동, 역사의 후퇴에 해당하는 일대 사건이 되겠다.
멀쩡하게 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배태되어 나온 사전을 강제로 없애버리고 수백년 전 공전 체제로 다시 돌렸다는 이야긴데
이게 어떻게 개혁이 되고 혁파가 된다는 것인지?
과전법체제가 정말 제대로 된 개혁인지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건 딴 거 볼 거 없고
중국사 일본사만 한 번 꼼꼼히 읽어도,
저 나라들은 전부 사전 그대로 안고도 잘만 성장했는데
왜 우리만 유독 사전을 다 태워버리고 과전법을 성립시킨 것인지,
이 부분은 교과서에 "사전개혁, 과전법 성립"이라고 무신경하게 마치 대단한 혁명이나 되는양 기술하고 넘길 수가 없는 문제라 이거다.
과전법은 개혁인가?
아니면 반동인가?
필자가 보기엔 이건 역사적 반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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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말선초 사전개혁은 정의의 승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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