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가 있다.
정년 전에는 아주 명민했던 분이
정년 후에 자신이 원래 하던 분야도 아닌 쪽 이야기를 시작해서
그동안 쌓아 놓은 학자로서의 명성도 다 까먹고
주변에서도 좋은 평가를 못 받는 경우가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그 이유는 이렇다.
이 분은 아마 65세까지 열심히 사신 분일 것이다.
그리고 65세가 넘어서 보니,
그때까지 해오던 연구를 도저히 더 지속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학교를 나오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뭔가 가능한 연구를 그때부터 찾아 나선 것인데-.
문제는 나이가 66세.
새로 뭐를 시작할 상황도 아니고,
주변에는 과거와 달리 같이할 동료도 없고,
또 후학도 없다.
그러니 당신이 최선을 다해 쓴 글인데도
주변에서 보면 소일거리로 쓴 글처럼 보이는 것이다.
해답은-.
60대에 할 연구의 기반 닦기는
50대 후반에 이미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60대가 되면 이미 그 연구의 밑바닥 볼륨이 상당한 수준으로 두툼해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60대 연구가 지속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60대의 연구는 50대 이전의 연구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연구비 제약도 있고,
연구 인력 제약도 있으며
무엇보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자기 혼자 다해야 한다.
체력도 딸리며
지력도 예전 같지 않다.
이 모든 것을 다 염두에 두고 계획을 짜야 한다.
이게 안 된다?
그렇다면 학회는 이제 그냥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게 옳다.
이미 학자로서의 수명은 끝났기 때문이다.
공부는 머리에서 지워버리고 그때쯤 되면 본인이 학자라고 주장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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