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바는 타슈켄트에서 약 1,000km 떨어져 있어서 비행기를 이용했다.
타슈켄트 공항(국내선은 터미널3, 국제선은 터미널2, 택시기사가 헛갈릴 수 있으니, 반드시 터미널 위치를 확인하고 가야함)에서 우르겐치공항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우르겐치 공항은 크지 않아서, 비행기에서 내려서 바로 대합실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우르겐치에서 히바까지는 약 30분 정도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택시를 이용하려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얀덱스 택시’ 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우버나 카카오T처럼 목적지를 설정하여 이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핸드폰 번호 인증에 실패하여 설치하지 못했다😭
두 번째는 고전적으로 택시를 잡는 방법이다. 사실 공항, 기차역 앞으로 나가면 많은 택시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어서, 앱없이 택시를 타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택시보다 승용차 영업을 하는 차들이 훨씬 더 많은데, 택시랑 별로 차이가 없으니 그냥 타면 된다.
현장에서 바로 택시를 잡는 장점은 미리 택시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탈 수 있다는 점과 택시기사와 흥정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간혹 한국말을 잘 하는 기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기차역이나 공항에 나와 있는 택시기사들은 약간의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목적지를 이야기하고 택시비를 흥정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히바(Khiva)는 아무다리야 강 하류의 오아시스 마을로 고대 페르시아 시대부터 카라쿰 사막의 출입구로써 그리고 실크로드의 길목으로 번성하였다.
사방이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4~5천년 전부터 이곳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무다리야 강은 파미르 고원에서 발원해서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지대를 통과해 북쪽 아랄해(지금은 사막)로 흘러가는데, 이 아무다리야 강이 히바, 부하라 등 사막 도시들이 번성할 수 있는 물줄기가 되어주었다.
건조한 날씨와 사막으로 막혀 있는 곳에서 물이 매우 귀할 것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실제로는 매우 물이 풍부한 곳이어서 사막의 오아시스가 바로 이런 곳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히바는 이중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디샨칼라라고 하는 외성과 이찬칼라라고 부르는 내성으로 나뉜다.
내성 안에는 20개 모스크, 20개 마드라사, 6개 미나렛을 비롯한 수많은 중세유적이 보존되어 있다.
처음 본 낯선 모습의 성벽은 매우 신기했다.
하필 히바에 도착한 날 날씨가 40도까지 올라갔는데, 처음 느껴본 40도 더위였다. 습도가 높지 않아서 한국에서처럼 숨이 턱턱 막히고 꿉꿉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40도 더위는 뜨겁다 못해 따가웠다.
50도가 넘는다고 하니, 40도일 때 온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45m 높이의 미나렛과 주마 마스지드였다.
이찬칼라를 대표하는 이슬람 호자 미나렛은 히바에서 가장 높은 45m인데, 이슬람 호자(Islam Khodja)가 부하라에 있는 칼란 미나렛을 뛰어넘는 탑을 만들기 위해 최고의 건축가들을 동원하여, 전통 히바 양식의 폭이 좁고 화려한 미나렛을 건설하였다고 한다.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추가요금을 내야한다는 것이 괘씸(?)해서 올라가진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 다닐 부하라, 사마르칸트 등지에서도 미나렛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생각과, 40도 더위에 계단을 올라갈 생각을 하니 그닥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나진 않았다.
이슬람 호자 미나렛 외에 에메랄드 빛 푸른 타일로 덮힌 미완성 미나렛의 이름은 칼타 미노르 미나렛인데, 1852년에 착공되어 3년 후인 1855년에 미완성 된 상태로 중단되었다고 한다.
표면이 온통 푸른 빛 타일로 뒤덮여 있어 이슬람 호자 미나렛보다 더 눈에 띄었다.
기단부 직경은 14.2 m이기에 만약 완성이 되었으면 70~80m 높이가 되었겠지만 지금은 26m에서 중단된 채 있다.
덧붙여 칼타는 '짧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찬칼라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주마 마스지드(금요일 모스크)이다. 주마 마스지드는 10세기에 처음 지어졌지만, 여러 번의 재건 공사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18세기 말경이라고 한다.
주마 마스지드는 다른 모스크와는 달리 아치형 정문이 없어 입구가 매우 단순하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넓은 방 안에 약 3m 간격으로 212개 각기 다른 모양 기둥이 서 있는 색다른 모습을 본다.
기둥 조각은 매우 정교하고 섬세한데, 이 기둥을 받치는 초석도 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중간에 천장이 두 군데가 열려 있어서 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구석을 제외하고는 실내가 그렇게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천장을 통해 내려오는 빛이 신비한 느낌마저 주었다.
이찬칼라 남문 밖으로 나가 바깥 쪽에서 성벽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찬칼라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하루면 전부 돌아본다. 걸어서 내부를 구석구석 다닐 수도 있고, 이찬칼라 남문 바깥에 외성인 디샨칼라 성벽과 성문이 남아 있기 때문에 외성까지 천천히 둘러본다고 해도 하루면 충분하다.
숙소를 성 내부 호텔로 잡았기 때문에, 옥상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야경을 본다. 이날 하늘엔 보름달이 매우 밝았는데 히바의 이찬칼라 성벽과 너무 잘 어울렸다.
이렇게 히바에서 꿈같은 첫날을 보내고,
다음날 부하라로 출발했다.
*히바에 방문한다면, 내가 묵었던 다음 숙소를 추천한다. 호텔도 깨끗하고, 저렴했으며, 웰컴과일도 한가득 챙겨주고, 무엇보다 직원들이 친절했다.
https://maps.app.goo.gl/cbBc7Ds4bMM6oAV2A?g_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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