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20분, 부하라에서 사마르칸트로 가는 기차를 탔다.
사마르칸트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빌려 사마르칸트 남쪽에 있는 샤흐리시압즈(샤흐리삽스, Shahrisabz)로 이동했다.
약 2시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제라프샨 산맥을 넘어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산을 넘어가는 길이 매우 꼬불꼬불하고, 금방이라도 큰 돌들이 도로를 덮칠 것만 같아서 조금 무서웠지만, 다행히 잘 도착했다.
샤흐리시압즈는 티무르제국(1370~1506)을 건설한 1대 황제인 티무르(Timur)가 태어난 곳이다.
2000년 샤흐리시압즈 역사지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티무르는 이곳에서 1336년 태어났는데, 그가 제국을 건설한 이후에 수도는 사마르칸트가 되었지만, 고향인 샤흐리시압즈를 장차 제국의 중심지로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이곳에 악 사라이(Ak Saray Palace) 궁전을 짓고 점차 도시를 확장하려 하였으나, 그가 1405년 명나라 원정길에서 급사하는 바람에 모든 작업은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 도시는 제국이 멸망하고 혼란할 때 부하라 칸국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부하라에 이은 제2의 도시 정도로 격하되었고 현재는 인구 10만 규모의 소도시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16세기 부하라 칸국의 압둘라 칸 2세에 의해 파괴되어 지금은 아치가 떨어져나간 앙상한 정문만이 남아 있다.
악 사라이는 티무르가 1370년 제국을 세운 뒤 건설에 착수해 24년 만에 완공한 화려한 궁전이다.
당시 이곳을 방문한 스페인 사절 클라비호는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이 궁전을 보고 놀랐다고 여행기에 썼다.
중앙아시아 최대의 문이라고 알려진 이 문의 현존 높이는 38m이지만, 아치까지 합치면 50m는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히바와 부하라를 거치면서 많은 모스크 건축물을 보았기에, 여행 5일 차가 되니 이제 모스크 건축물이 거기서 거기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건만, 이 거대한 악 사라이 궁전을 보니 새삼 제국의 힘이 느껴졌다. 문 뒤쪽에는 궁전터로 추정되는 유구 일부가 남아 있었다.
악 사라이 궁전의 추정 모습은 다음 유튜브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https://youtu.be/_m4BZt6JXhw
악 사라이 궁전을 보고 남쪽으로 내려오면 티무르 동상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아래 티무르 박물관이 있다.
티무르는 거대한 제국을 만든 불세출의 정복자로서, 우즈베키스탄 곳곳에 그의 흔적이 남아 있다.
티무르 동상과 티무르 박물관이 타슈켄트에도 있지만, 사실 타슈켄트에 있는 티무르 박물관은 별로 볼 게 없다. (입장료가 아까울 정도 ㅠㅠ) 대부분 그림과 모형이 전시되어 있는데 반해,
이곳에 있는 티무르 박물관(정식 명칭은 Shahrisabz Museum of History and Material Culture, Medrese Chubin 건물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이 훨씬 많은 유물과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으니,
티무르제국의 역사와 티무르에 대해 알고 싶다면 타슈켄트보다 이곳 샤흐리시압즈를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https://maps.app.goo.gl/JQ88jovSTWR8F1AbA?g_st=ic
참고로 이 박물관은 아미르 티무르 탄생 660주년을 기념하여 1996년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68668&cid=59014&categoryId=59014
거대한 푸른 돔이 인상적인 고크 굼바스 사원(Koʻk Gumbaz Masjidi)은 이름 자체가 ‘푸른 돔’을 의미한다고 한다.
1437년 울루그 벡(티무르의 손자)이 그의 아버지 샤 루크(Shah Rukh, 티무르의 네 번째 아들)를 기리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다시 택시를 타고 사마르칸트로 돌아왔다. 이제 이번 여행도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마르칸트 답사기는 다음 편에서!
날씨가 매우 더운데도 불구하고 에어컨을 틀지 않고 달리는 차량을 꽤 보았다. 우리 택시 기사님도 중간중간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고 달렸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그런가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이라 해산물 섭취가 부족해서 사람들이 요오드 결핍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에어컨 찬바람을 많이 쐬면 목이 붓고 아프다고 한다. 그제서야 왜 창문을 열고 달리는지 이해가 됐다. 에어컨 안틀어준다고 기사님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오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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