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장모 Louis Janmot (1814~1892)는 화단과 시단에 수많은 대가가 명멸한 19세기를 온전히 살다 간 사람이라 그 기라성 사이에서 어찌 이름을 온전히 드러낼 수가 있었겠는가 싶기도 하다.
화단에서는 그보다 딱 한 세대 뒤에 태어나는 후배들이 혁명을 일으켰으니 화가로서의 그는 참말로 때를 못 만났다 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가 명성을 구축 혹은 구가할 무렵 이미 미술사조는 바뀌어 그는 여전히 종교화가 색채를 벗어나지 못한 구세대 화가이지 않았나 싶은데 내가 아는 게 없으니 순전히 감으로 때려잡을 뿐이다.
1814년생인 그에 견주어 마네가 1832년, 세잔이 1839년, 모네가 1840년, 르누와르가 1841년, 고갱과 고흐가 각각 1848년과 1853년산이니 그가 딱 한 세대 뒤에 나고 같은 화가의 길을 걸었다고 하면 저 혁명아 대열에 다른 이들과 어깨를 틀림없이 나란히 했을 것으로 나는 본다.
오르세미술관 그의 특별전에서 마주한 그의 그림들은 그만큼 천재성과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었고 훗날 야수파나 고갱의 선하先河를 이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인상을 나는 받았디.
내 보기에 그의 원색화들은 대단히 몽환적이요 그런 까닭에 21세기 헐리우드 판타지 영화의 그것 같은 선진성이 있지 않나 한다.
그에게 불행은 하필 고흐와 특별전을 동시에 열었다는 데 있다.
오르세 미술관이 부러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고흐 특별전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루는데 견주어 이쪽은 파리가 날린다.
여긴 줄을 설 필요도 없고 아무 때나 들어가도 된다.
너무나 극명한 대비를 이루기에 그 처절한 대비가 애잔해 한 줄 초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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