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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3) 박물관 미술관은 역순으로 돌아야 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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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톨리니박물관 옥상에서



본래 저들은 한 시간 이상 머물기가 곤혹스런 곳이다. 가장 이상적인 전시실은 30분 관람에 맞추어야 하지만 저들 사정이 다 달라서 예컨대 내가 도는 파리나 로마 주요 박물관 미술관은 너무 크다.

그 전부가 모조리 용산 국립박물관 엇비슷하다 보아 대과가 없다.

이런 데를 아무리 사전 정보가 있다 해도 돈지 삼십분만에 머리가 돌아버리는데 케케한 공기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 까닭이다.

이들 전시실은 보통 명품은 구석데기에 갖다 놓는다. 이는 얄팍한 상술 때문인데 이른바 명품 혹은 대작을 입구 쪽에다 놓아버리면 그것만 보고는 휙 가버리기 때문이다.

루브르박물관이 모나리자나 밀로의 비너스를 안쪽 구석데기다 쳐밀어 넣은 이유가 그것이다.


카피톨리니박물관 마당에서



브리티시뮤지엄은 로제타스톤을 맨 앞에 놓았는데 이는 패착이다.

그래서 박물관미술관은 외려 역순으로 돌아야 한다. 관람 동선을 따라 우선 획획 지나면서 무엇을 눈여겨 볼 것인지를 점찍은 다음에 관람코스 마지막부터 역순으로 돌아야 한다.

이는 내 실패에서 오는 경험담이니 새겨 들어줬음 한다.

초장부터 하나하나 살피다가 정작 눈여겨 봐야 할 것들은 녹초가 되어 보는둥 마는둥 하는 일이 너무 많다.


카피톨리니박물관 中庭



지금 나는 이 글을 카피톨리니박물관 삼층 옥상 카페테리아서 쓴다. 들어서자마자 이곳으로 튀어올랐다.

한 대 빨고 훑으려 한다. 역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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