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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일본 구미 책만 열라 번역하는 한국지식인사회

by taeshik.kim 2019.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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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6, 2014 게재 글을 주축으로 그에다가 덧붙인다. 


주로 내가 관심 있는 역사학과 고고학 미술사학 건축학을 중심으로 얘기하지만, 여타 다른 분야 학문세계도 하등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일본 친구들이 우리 학계에서 나온 책 일본어로 번역해 내는 일 거의 없다. 

그나마 좀 있는 것들도 거개 그 번역 내력을 보면 자비 번역이다. 

다시 말해 일본 학계에서 일본학계에 필요하다 해서 번역하는 책이 없다!


그 무대가 미국이나 유럽으로 옮겨가면 더 하다.


반면, 일본이나 구미학계 책들로 저들 분야에서 한국어 번역물은 무지막지하게 많다. 

얼마나? 

졸라 많다. 

얼마나 졸라?

열라 많다. 


그네들 고유 영역은 물론이고 이른바 한국학 분야라 해서 예외가 아니어서, 외국 학계가 내놓은 한국학 웬만한 책은 거의 다 번역이 이뤄졌으며, 지금 현재도 이뤄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는 이를 편의상 학문의 역조 현상이라 부르겠다. 


그렇다면 왜 이런 심각한 불균형이 빚어질까? 두 가지로 본다. 


첫째, 수준이 형편없이 떨어져서

둘째, 번역 내느니 차라리 내가 쓴다.


나는 둘 다로 본다.


비참하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학 연구논문 혹은 책에서 일본이나 구미학계가 낸 선행연구성과는 무지막지한 인용이 이뤄진다. 

내가 말한 저들 학문 분야, 특히 고고학을 보면 처참해서, 이 친구들 논문을 보면 무슨 일본논문 베끼기 혹은 일본논문 인용하기 전쟁이 벌어진양 무지막지하게 일본친구들 논문을 주구장창 인용한다. 


반면 저네들 논문을 보면, 한국 고고학을 소재로 하는데도, 국내 학계 연구성과를 인용하는 일은 가뭄에 콩나듯 한다. 

한국연구자들 논문?

거의 인용이 되지 않는다. 


공부를 안하니, 공부를 해도, 인용될 만한 건덕지가 되는 논문을 안쓰고 못쓰니 이런 일이 벌어진다. 


그럼에도 이런 현실을 단 한 명도 안타까워하는 연구자를 나는 듣도보도 못했다. 


사태의 심각성이 이에 있다고 나는 본다. 


***


이런 현상이 문학계에서는 이상 야릇한 국가주의 행태로 발전한다. 

한국문학을 알려야 한다고 국가가, 정부가 나서 그 전문번역원을 세우고, 그리하여 이를 기반으로 국민세금을 투하한 가운데 ㅓ번역이 '수출'되는 형태로 번역이 이뤄진다.  


여차하면 전업적 학문세계에서도 이 꼴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훌륭한 내 책을 국가가 번역해주지 않느냐 생때 쓰는 시대가 오지 말라 누가 장담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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