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애니에는 신센구미新選組가 자주 나오는 바람에
젊은 친구들도 신센구미는 다들 아는 것 같다.
신센구미가 막말 칼바람을 일으킨 이들로
워낙 미화가 되는 바람에 이들이 사무라이의 화신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 이들의 출신은 대부분 미천하여 사무라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출신이 많았는데,
한국에도 유명한 몇몇의 면모를 보면-.
近藤勇 곤도 이사미: 신센구미의 국장으로 농민 출신.
土方歳三 히지가타 도시조: 신센구미 부국장으로 농민 집안의 열번째 아들
沖田総司 오키타 소지: 1번대 조장. 사무라이 최하층 아시가루 출신
斎藤一 사이토 하지메: 3번대 조장. 낭인 혹은 아시가루 출신.
필자는 이들이 사무라이 출신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고,
이들이 막말의 광풍 속에 그나마 가장 사무라이답게 싸웠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위 네 사람 중 메이지 유신 와중에 막부편에 서서 끝까지 싸우지 않은 사람은 없다(오키타 소지는 그 전에 병사).
앞서 썼듯이 메이지유신=보신전쟁 와중에는 에도 막부 260년간 대대로 사무라이로 대접받으며 살던 이들이 즐비했는데
이들은 대부분 신정부군에 납작 업드렸지만
위 신센구미는 끝까지 버티고 싸워 히지가타 도시조 같은 경우에는 북해도까지 밀리며 싸우다 전사했다.
애초에 사무라이도 씨가 없고,
사대부도 씨가 없는 것이다.
조선이 망할 때 누대 번창하여 사직신이라 칭송받던 벌열가에서는 아무도 순절하는 이가 없는데,
시골 촌구석에서 오히려 들고 일어난 것은
양반이나 사대부를 씨를 찾아 포장하는 일이 얼마나 덧 없는 일인가를 잘 보여준다.
*** [편집자 주] ***

이 점에서 볼수록 매천 황현은 이해가 힘든 구석이 있다.
어쩌면 시골 촌로라 할 그가 왜 자결했을까?
몹시도 이상하다.
이것이 왜 이상한가?
나는 지금 대한민국이 망한다 해서 그에 울분해서 죽을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다.
내가 왜?
나만 그런가? 내 지인 중 대한민국 망했다 해서 그 때문에 순국할 사람 단 한 사람도 없다!
장담하건대 세태를 울분하며 세상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놈들 중에 나라 망했다 해서 순국할 놈 단 한 놈도 없다. 이런 놈들이 결국은 친일파가 된다.
왜?
세상이 개판이라 울분하나 그 때문에 분사憤死하는 놈 단 한 놈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 죽지 않는데 나라 망했다고 죽을 것 같은가?
네버에버 결코 안 죽는다.
나 죽어 안중근 같은 명예가 주어진다 해도 나는 망하는 나라 위해 죽을 마음 눈꼽만큼도 없다.
한데 매천은 안 그랬다.
그래서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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