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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젤렌스키와 이승만

by 초야잠필 2023.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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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싸움이 마치 한국전쟁 때처럼 전선의 변화 없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필자는 젤렌스키가 이 전쟁을 이길 것인가 하는 것보다, 

그가 이 전쟁을 어떻게 빠져 나오고 어떻게 마무리 지을 것인가 하는것이 더 궁금하다. 

절대적 약자라고 해서 항상 싸움에서 지지는 않지만, 정공법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


사실 지금 우크라이나 젤렌스키와 가장 비슷한 상황이었던 사람은 6.25 당시 이승만이다. 

3년간 계속된 전쟁이 휴전으로 끝나는 국면에서 이승만이 보여주었던 눈부신 외교전은 

젤렌스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이승만이 휴전국면 때 보여준 변칙 외교는 때로 미국까지도 격분시켰지만

절대약자가 어떻게 체스판의 말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싸움을 최대한 자기에게 유리하게 끝낼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할 수 있겠다. 

우크라이나는 이 전쟁을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상태로 종식시키되 그 전후의 구조가 향후 백년에 걸쳐 그 후손들에게 번영을 확보해줄 수 있어야 할진데-. 

젤렌스키가 6.25때의 이승만을 아직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유감이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볼 때는 지금 땅을 얼마나 되찾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휴전이 되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되느냐 하는 문제가 훨씬 중요하겠다. 

최선이라면 한국과 같은 수준의 방위조약을 미국과 체결하거나

NATO에 들어갈 수 있다면 우크라이나로서는 사실상 전쟁을 이긴 것이나 다름 없겠지만, 

아마 지금처럼 미국과 유럽에 순응적인 모습만으로는 목적한 바를 얻기 힘들 것이다. 

이승만조차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반공포로를 석방했다. 

젤렌스키도 그런 각오를 하지 않으면 전투는 이겨도 전쟁은 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손자병법조차도 약자에게는 사치이다. 젤렌스키에게 중요한 것은 전투의 승리보다 어떻게 전쟁을 마무리 할 것인가이다. 이 전쟁의 마무리 되는 모양에 따라 우크라이나 국민의 100년이 결정될것이다.


P.S. 1) 한국이 한국전쟁이 휴전되는 국면에서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게 된 것은 지금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방위조약을 맺거나 NATO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하겠다. 우크라이나가 그렇게 까지 갈수 있을까? 사실 이 부분이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되찾느냐 아니냐보다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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