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광범위하게 살핀 결과 족보(계보)는 대수가 늘어나는 일보다 줄어드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특히 현재로부터 먼 상고로 갈수록 예외없이 계보는 축소한다.
중간의 비리비리한 할배들은 빼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세대를 대략 30년으로 잡아 신라 상고기 왕대 계보를 추산해서는
신라 역사가 실제보다 엿가락처럼 늘어났데 하는 주장은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한데 이런 말을 일삼는 이가 신라사학계 연구자 100명 중 99명이다.
이런 친구들이 역사학도라 자처하면서 논문을 쓰고 책을 내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December 14, 2017 at 7:00 AM ·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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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현재의 우리한테 익숙한 가문 족보를 생각하면 이해가 훨씬 쉽다.
거개 지금의 우리는 우리 가문의 시조와 그 가문을 반석에 올려놓은 이른바 중시조, 그리고 아버지, 할배, 증조, 고조가 전부다.
특히 상대 계보를 보면, 시조와 중시조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 망실해 버리는 일이 예사다.
왜?
비리비리한 조상들은 일부러 기억에서, 기록에서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신라 혹은 백제 초기사를 논할 적에 그 초기를 장식한 왕들이 지나치게 재위 연수가 길거나,
혹은 그들끼리 대체로 적어도 할아버지와 손자, 혹은 증조부와 손자 관계일 것 같은 족보가 부자 관계로 표현된 점 등을 들어,
이것이 신라나 백제 후손들이 나중에 그네들 역사를 일부러 엿가락처럼 길게 늘카서 유구한 왕조로 보이게끔 하기 위해 역사를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누가?
한국고대사학도 100명 중 99명이 이런 주장을 일삼는다.
그렇다면 역사가 실제보다 늘어났는가?
실제는 정반대다.
줄어들었다.
이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실증 혹은 고증이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역사에 대한 폭거다.
이런 대수 축소는 종국엔 시조와 중시조밖에 남지 아니해서, 심지어 시조와 중시조가 부자 관계가 되는 일이 빈발한다.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왕계가 고대 삼국 중에서는 실은 신라보다는 백제다.
백제 초기 왕계를 보면 평균 재위연수가 50년이고, 그들이 모조리 부자 관계로 기록됐으니,
이는 그 역사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대수가 줄어들어 시원찮은 왕들이 탈락한 까닭이다.
백제가 건국한 시기는 기원전 18년, 혹은 그 어간임은 움직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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