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가 기억은 자세치 아니하지만, 1835년 찰스 다윈이 남미 갈라파고스군도를 탐사할 적에 데리고 나온 세 마리 거북 중 하나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 있다. 저 악어 죽음에 그때 생각이 문득 나서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니 2006년 6월 24일에 있었던 일이라, 호주 선샤인코스트 동물원에서 '헤리엇'이라는 이름의 거북이가 향년 176세로 심장마비로 사망했단다. 나참...거북이 장수한다고 했지만, 다윈 시대의 거북이가 살아있을 줄 나는 꿈에도 몰랐다.
이 소식을 접하고는 악어도 수명이 이리 긴가 했더랬다. 그에 의하면 2차대전 중 독일 베를린에서 살아남았으며, 한때는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와 연관됐다는 헛소문이 돌기도 한 미국 미시시피산 악어 앨리게이터 alligator 가 모스크바 동물원 Moscow Zoo에서 생을 마감했다거니와
동물원은 "어제 아짐, 우리의 미시시피 악어 새턴 Saturn 이 노환으로 사망했다. (숫놈인) 이 악어는 향년이 대략 84세인데, 비상히 존경할 만한 시대를 살았다"고 한다.
악어 새턴은 미국에서 출생한 뒤 1936년 베를린 동물원 Berlin Zoo에 기증됐다가 1943년 폭격이 있을 적에 탈출했다. 영국 군인들이 3년이 지난 뒤에 발견해 구소련에 주었다는데 이 대목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영국군이 무슨 인연으로 이리했는지는. 영국과 소련은 당시 같은 연합군 일원이라 그런 뜻에서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동물원 탈출 3년 동안 이 악어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는 미스터리다. 1946년 7월 이래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생활했으니 동물원 측은 그의 죽음을 전하는 성명에서 "모스크바 동물원은 74년간 새턴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영광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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