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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겠다 해서 방바닥에 쌓은 책이다.
좀 있음 도저히 걸리적거려 치우게 될 운명이다. 책만 잡았다 하면 그대로 골로 간다.
체력 저하 나이 탓 그리고 독서를 방해하는 '기사 왔습니다' 하는 알림 등등의 이유를 생각해 본다.
《장거정》은 통독하고 물려놓았으니 군데군데 내가 요긴하다 생각한 곳은 표시를 해두었거니와 그것들을 적당한 형태로 갈무리해 두어야 나중에 혹 쓰임이라도 있다. 이를 차기箚記라 하며 이 차기가 끝나야 온전히 비로소 저 책은 내것이 된다.
개중 괜찮다 하는 걸로 이건 딴 사람도 알아두었음 하는 것들은 적당히 공유도 한다.
이리 싸질러놓음 나중에 어떤 이는 꼭 이용하더라. 한데 그런 이용 중에서도 지가 찾아낸양 하는 짓이 태반이라,
이걸 나는 도둑질이요 표절이라 부른다.
그런 양태가 너무 많다.
이꼴 저꼴 뵈기 싫다 해서, 혹은 생평을 표절과 암투를 벌이는 자들은 지 혼차 꼬불쳐두고 하더라만, 그래서 무슨 소용이 있는가?
죽어 무덤에 싸갈 것도 아닌데 공유해라.
개중 아주 노골적인 놈 한둘 골라 표절 소송까지 생각한 적도 있으나, 다 귀찮아 그만 뒀다.
표절하지 마라.
하긴 이런 놈들이 꼭 나중에 보면 교수가 되어있고 종국엔 서울대 교수로 기어들어가더라.
인용해라.
나한테 사석에서 들은 말 난중에 요긴하게 써쳐먹거들랑 나한테 들었단 말 각주 처리해라.
네가 발명하고 깨친 양 하는 짓거리는 마라.
(2018.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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