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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국민의 이상형 '화랑'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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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접어들어 신라 화랑을 국민만들기 nation building 라는 시각에서 접근한 글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 이전에도 이런 시각의 글이 있었는지 자신은 없으나 거의 없었다고 기억한다.


《화랑세기》, 이를 두고 참 말이 많다. 진짜니 가짜니 해서 쟁투를 벌인다. 나는 진짜라는 쪽에 서서 맹렬히 싸웠다.




한데 실로 묘하게도 이 가짜라는 《화랑세기》가 역설적으로 순국무사 화랑을 해체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국민의 이상형으로 근대 국민국가 한국이 화랑을 발견했다는 총구는 외람스럽지만 내가 당겼다고 본다. 《화랑세기 또하나의 신라》, 이 졸저가 나옴으로써 화랑은 비로소 국민의 실체로 발가벗기 시작했다고 본다.


나는 이 책을 내며 그 프롤로그로 '순국무사 화랑을 해체하며'라는 장중한 역사 에세이를 실었다. 화랑을 순국무사로 본 것은 근대 국민국가였으며, 그것은 실제 화랑과는 아무짝에도 연관이 없다고 했다. 이 화랑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멸사봉공을 위해 돌진하는 국민의 이상형을 찾았다고 했다.

 

남산을 바라보는 경주인터체인지 화랑동상


그 거대한 뿌리는 신채호에게 있다고 했다. 그것을 가장 충실히 계승한 이는 박정희와 이선근이었다. 리선근은 너무나 거대한 산이다.

이후에도 나는 간단없이 순국무사 화랑상을 해체하는 작업을 했다. 각종 기고문과 논문을 통해 그것을 줄기차게 주창했다. 이 과정에서 희한한 일도 있었으니, 졸저 출간 직후 오마이뉴스 내 기고문을 그대로 따다가 논문으로 포장해서 발표한 놈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2016.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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