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신라 진흥왕 척경비論 (1) 준비된 군주

신라 군주 진흥왕眞興王[재위 540-576]은 자랑대마왕이라 또 성정 역시 궁중에 가만 쳐박혀 있을 줄을 몰라 천지사방을 싸돌아다녔으니

또 가는 데마다 나 이리도 국가통치 잘하고 백성들 잘 어루만지니 태평성대가 펼쳐졌노라 설레발치기 좋아했으니 이련 외향 지향 군주로 비교됨 직한 동아시아 군주로는 진 시황제와 한 무제가 있거니와

김진흥 자신도 저런 선배들을 흠모하고 따라하려한 형적이 농후한데 이를 보면 그의 시대에 저와 같은 전배前輩 행적을 정리한 사기와 한서가 궁중에서 강독되었음은 더욱 뚜렷하다 하겠다.

창녕비 뒤태

그랬다. 일찌감치 큰아버지이자 외할아버지 김법흥의 후계자로 지목되기는 했지만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그 지위가 불안하기 짝이 없던 그는 치맛바람 대명사 엄마 지소태후의 간계를 등에 엎고 마침내 일곱살에 대위를 이으니

18살 친정을 하기 전까지는 전례없는 제왕학 교육을 받았으니 군주 김진흥은 이미 군주이기는 했지만 완벽히 준비된 오야붕이었다.

이런 그를 제왕다운 제왕으로 키우고자 과부이기는 했지만 남자는 끊이지 않고 들였으며 무엇보다 그네는 하나 같이 잘생긴 젊고 어린 축에 속했으니 이 중년과부 불타는 욕정을 채운다고 그에게서 간택된 미진부니 하는 신라 아이돌 스타들은 매일 코피를 쏟았다.

정념의 불꽃을 태우면서도 아들 교육은 게을리하지 않은 엄마는 선생들을 할당한 집중과외 코스를 짜고 운영했으니 그 총대빵은 거친사나이 거칠부였다.

창녕비와 화왕산

문무 재질 고루 갖춘 그는 출입장상이라 무엇보다 당대 최고 학식을 갖춘 사람이니 김진흥 교육은 그가 총괄하며 똘똘한 제자들 가려뽑아 너는 사기를 강독하고 또 너는 한서를 강독하며

또 다른 놈은 이제 막 찬진되어 중국에서 수입한 묵직한 문학 엔솔로지 문선을 강독했다.

김진흥은 이렇게 육성된 준비된 군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