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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나선 나들이 길에서 정말 오랜만에 포쇄하는 모습을 본다.
그래, 이제 여름을 지나 가을에 접어들었고, 사나흘 내리던 비도 그쳐 강한 햇살과 살랑거리는 바람이 있으니 포쇄하기 좋은 날이다.
포쇄는 책이나 옷 따위를 볕에 쪼이고 바람에 쐬는 일이다.
쇄서포의라고도 하며, 바람을 쐰다 하여 거풍擧風이라고도 한다.
책에 대해서는 포서曝書라는 말도 많이 썼다고 한다.
책이나 옷을 오래 보존하기 위한 이 풍습은 습기를 제거함으로써 부식과 충해를 방지하는 것으로 일년 중 햇볕이 좋은 시기를 정해서 이루어졌다.
조선왕조실록은 정기적으로 포쇄를 시행했다고 한다.
나는 책 포쇄하는 것은 보지 못했고 경주 어느 절집에서 오래전에 침구류 포쇄하는 것을 본 일은 있다.
*** Editor's Note ***
포쇄曝曬는 曝와 쇄曬 동의어를 반복함으로써 한층 의미를 명료하게 한다.
포쇄..ㅗ 계열 모음을 반복했다.
두 말 모두 의미를 한정하는 부수자로 볕을 의미하는 日을 썼다.
曝의 경우 본래 글자가 暴이다. 이 글자 본래 뜻이 햇볕에 드러냄이라 폭로暴露라는 단어에 그 기본 의미가 남았다.
暴이라는 글자 자체가 벌써 日자가 있자나? 그럼에도 한층 의미를 강화하고자 다시 日자를 하나 더 붙였다.
무당을 뙤약볕에 내어 놓는 일을 폭무라 하는데 暴巫 혹은 暴巫라 해서 둘 다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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