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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모든 전시엔 그에 수반하는 안내책자를 만드는데 이를 국내에선 그림 중심 설명이라 해서 도록圖錄이라 하거니와 영어로는 카탈로그 catalog 라 한다.
이 카탈로그가 요새는 갈수록 데코레이션으로 전락하지 않나 하는 느낌을 나로선 받는데 전시회 개최에 즈음해 그걸 구해다가는 득의양양해 하다가 이내 서가에 쳐박아 버리니 그래서 갈수록 이 카탈로그가 요새는 있으나마나한 단순 데코레이션 내지는 악세서리 신세로 전락한다.
전시를 보고서 아! 카탈로그를 봐야겠다 하는 전시, 그 카탈로그를 보고는 아! 다시 전시를 봐야겠다는 전시, 그러고선 아! 다시 카탈로그를 봐야겠다는 전시가 바로 서울역사박물관 저 전시다.
영화 흥행을 논할 적에 빠지지 않는 현상이 N차 관람이다. 같은 영화를 두번 세번 네번 보는 일을 말한다.
문화재나 미술전시도 이제는 N차 관람을 끌어내지 않고서는 시장의 선택을 받았다 할 수 없다.
이 N차 관람의 핵심이 바로 카탈로그다.
저 전시는 필연적으로 N차 관람일 수밖에 없는데 단행본 다섯권 논문 삼백편을 압축기로 쑤셔박았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정보만 많은 것을 우리는 번다繁多라 한다. 번다하지 않으면서 상차림이 풍성한 전시
그래서 N차 관람이 불가피한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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