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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특강에도 성범죄 검증을 요청하는 세상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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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어떤 지자체 어떤 공모사업에 심사위원 후보로 등록할 일이 있어 저짝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봤더니 재직증명서 혹은 경력증명서까지 요청하는 것을 보고는 못내 뒷맛이 씁쓸했으니

심사위원도 아니요 심사위원 후보자 등록이라는 데 꼭 이리 요란스레 해야 하나 불평하니 요새 경력을 위조하는 놈이 하도 많아 생긴 일이라 하는데 용 빼는 재주 있나?

할 수 없이 전직 회사에 경력증명서를 요청해 받았다.

그 어떤 형식으로 떠났건 떠난 회사는 당분간 꼴도 보기 싫음이 인지상정이라지만 이런 식으로 자꾸만 내가 내 과거에 얽히는 일이 싫다.

작년인가 재작년에는 모대학에서 한류 특강을 의뢰받았으니 그 강의 응락서를 보니 범죄경력조회? 이런 걸 동의하라는 항목이 있었다.

내가 동의하면 관할 경찰서에서 김태식 범죄기록을 까서 문제 없어야 특강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했으니 특별한 하자가 없었던 모양이다.

인류사 흐름을 보면 항상 규제간소화와 규제정교화는 길항이 있다.

한쪽에선 틈날 때마다 규제간소화를 외치지만 투명사회 구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바로 같은 순간 다른 쪽에서는 새로운 규제가 생겨난다.


규제 철폐는 새로운 규제를 창출한다.



진나라 시대 법률이 하도 복잡해 한나라는 건국 과정에서 법률조문 세 개만 남기고 다 없앤다 설레발치고 이를 공약삼장이라 홍보했지만 개사기였다.

이내 법률은 진 왕조 시대보다 훨씬 더 복잡해지고 정교해졌다.

기자가 조선에 와서 법금 8조를 만들었단 이야기는 이 땅에 법률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외려 그 반대다.

하도 복잡해서 이 상태로는 다 죽게 생겼다 해서 여덟 조항만 남긴 것이지 함에도 무식한 전배 선배들은 엉뚱하게 사료를 오독했다.

이것들 말고도 왜 편리한 시대가 도래했다는데 이리 복잡한 세상이 펼쳐지는가 자문할 일이 너무나 많다.

무슨 심의위를 개최한다면서 절차를 안내하는데 읽어도 나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더라.

이래서 늙으면 죽어야 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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